삼성전자가 인텔에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를 반납한 데 이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에도 추월당했다. 1위 인텔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으며, 아래에서는 TSMC가 삼성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3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3분기 매출 17조5900억 원, 영업이익 3조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23.4%, 영업이익은 70.9%나 감소했다.
메모리의 경우 전반적인 업황 약세 속에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고, 시스템LSI도 모바일AP 제품의 판가 하락으로 전년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삼성전자는 3분기에 TSMC의 추월도 허용했다. TSMC는 3분기 영업이익이 1079억 대만달러(약 4조1300억 원)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TSMC는 삼성전자 반도체에 1조 원 가까이 영업이익이 앞섰다.
3분기 누적기준으로 TSMC의 영업이익은 2485억 대만달러(약 9조5100억 원)로, 삼성 반도체(10조5700억 원)를 근소한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과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인텔은 3분기 매출 192억 달러(약 22조3200억 원), 영업이익 64억 달러(약 7조4400억 원)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벌렸다. 특히 3분기에 인텔의 실적은 역대 3분기 기준으로 신기록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2분기에 반도체 사업 매출에서 처음으로 인텔을 앞지르면서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다시 권좌를 내준 뒤 지금까지 되찾지 못하고 있다.
4분기 시장 전망도 밝지만은 않아 삼성전자는 사실상 올해 인텔 추격에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또 TSMC에 추월당할 가능성도 커졌다.
4분기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의 경우 고객사들의 재고 확보 등에 따라 전 분기 대비 수요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시스템LSI는 EUV(극자외선) 7나노 신제품 양산이 본격화되나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대외환경 등에 따른 메모리 수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과 투자를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 D램 재고 정상화가 기대된다. 다만,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는 적극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5G SoC(시스템 온 칩), 고화소 이미지센서 등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고, 파운드리는 EUV 5·7 나노 공정을 적용한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고객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