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이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충ㆍ방전 시 온도와 전압의 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을 한다.
잇따른 ESS 화재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는 와중에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14일 배터리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소방청 산하 국립소방연구원이 최근 ‘ESS 배터리 모니터링 시험설비 제작’을 의뢰했다.
ESS 리튬이온 배터리 모니터링 시험설비 1대를 소방연구원 안전연구동에 설치하는 작업이다.
설비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 리튬이온 배터리, 배터리 모니터링 시스템(BMS), 파워서플라이, 방전부 등으로 구성, 제작된다.
태양광 발전 또는 상용 전원으로 ESS 배터리를 충전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눠 운영한다.
태양광 연계 ESS의 경우 직류(DC) 전류에서 DC 전류로 이어지는 형태로 구성한다. 피크저감용 ESS와 같이 상용 전원과 연계한 ESS는 전력변환장치(PCS)를 통해 교류(AC) 전류에서 DC로 변환해 보내는 식으로 작동한다. 일각에서는 이 PCS가 화재의 원인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배터리가 충전, 방전될 때 발생하는 전압과 온도 등을 측정, 관련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실험의 목표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ESS의 충전, 방전 중에 일어나는 변화 값들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실험”이라며 “아직 배터리 화재와 관련 있는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7년 8월 이후 지금까지 발생한 ESS 화재는 총 28건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 합동조사를 펼치고 6월 결과를 발표했지만, 그 이후로도 5곳에서 불이 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직접 나서 LG화학, 삼성SDI 등 불탄 ESS 배터리 중 상당수를 조사했다. 하지만 명확한 원인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 관계자는 “ESS 배터리 화재 조사 결과는 이미 나와 해당 내용을 경찰에 넘겼다”며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정부에서도 관련 내용 유출을 쉬쉬 하는 분위기다.
한 유관기관 관계자는 “ESS는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경찰에 배터리 업계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정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한 사업인 만큼, 관련 내용 유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