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이재용 부회장이 올 들어 두 차례(3월ㆍ10월)나 방문하는 등 시장 공략에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을 열기도 했다.
17일 삼성전자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인도 노이다에 현지 법인 ‘Samsung Display Noida Private Limited(SDN)’를 세웠다. 설립일은 7월 5일이며, 자본금은 4억2000만 루피(약 68억2500만 원)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에 기흥과 아산·천안, 해외에는 중국 톈진·쑤저우·둥관 그리고 베트남에 박닌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 법인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 첫 법인 설립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지에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을 건설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의 부품 공급 현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총 491억5000만 루피(약 8000억 원)를 투자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신공장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 공장 스마트폰 생산량을 기존의 연간 6800만 대의 2배 수준인 1억2000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전자 협력사 동반 진출을 위해 7월 인도에 법인을 설립했다”며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 건설을 통해 현지 부품 조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공장 건설 투자금 등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약 150억 루피(약 243억 원)를 투자해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을 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 역시 3분기 인도 노이다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스마트폰용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설 계획이다.
인도는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최대 격전지다. 인구가 13억 명이 넘는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20%대에 불과해 스마트폰 시장 최대 ‘블루오션’ 국가로 꼽힌다.
특히 인도 소비자들의 경제 수준을 고려한 샤오미, 비보, 오포, 리얼미 등 중화권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인도 시장에 큰 공을 들이고 있지만,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에 밀리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8.9%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7%포인트(p) 하락했고, 출하량도 줄었다.
반면, 1위 샤오미는 출하량이 늘었다. 3ㆍ4ㆍ5위를 기록한 중국 업체들도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등 부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면, 관세 혜택과 물류비 절감 등을 꾀할 수 있다”며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스마트폰 생산거점뿐 아니라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지 업체들과 협력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마힌드라 등 인도 현지 업체들이 한국산 배터리와 자율주행차 부품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 관련 추가 투자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