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이 29.1% 인상되는 가운데 노동계의 경직성이 확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늘어나는 갖가지 산업규제 탓에 정부의 재정정책 역시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자동차산업연합회(사진ㆍ회장 정만기)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중견기업연합회, 현대경제연구원 등 19개 기관은 19일 한국기술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우리 산업규제의 글로벌 조화방안’을 주제로 산업 발전포럼(Ⅰ)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입법, 산업, 시장진입 등에 대한 산업의 전반적인 규제를 분석하고 선진국과의 비교를 통해 국내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번 포럼에는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정책기획실장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 △이주연 아주대 교수 △김진국 배재대 교수가 주제발표에 나섰다.
이어 △오균 한국외대 초빙교수 주재로 △이창범 동국대 교수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 △이현영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규제혁신단장 △김규옥 한국M&A협회장 △이광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제조업 일자리가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1.4% 감소, 6만3000개가 사라지는 등 최근 우리 제조업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어려움 극복을 위해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9.3% 증가시키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정책이 미시 부문의 다양한 문제로 인하여 노동시장과 생산물 시장의 활력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29.1% 인상되고 사회복지 예산의 큰 폭 증가를 포함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취했지만, 경제성장은 위축되고 소득불균형은 오히려 확대됐다”며 “노동경직성과 실업수당 등 복지혜택 확대, 산업금융과 기업보조금의 후진성, 늘어가는 산업규제 등이 재정정책의 효과를 반감시켰다”고 진단했다.
정 회장은 “해결책은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면서 “이 경우 우리 상품의 글로벌 판매가 늘어나 일자리는 당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기업은 망해 기업의 주인이 바뀌어도 근로자들은 해고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경쟁력 없이는 M&A도 대책이 될 수 없는 것이 경험적 증거로 나타났다”고 주장하며 “경쟁력은 일자리라는 등식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력 약화요인은 규제 확대, 특히 입법규제가 핵심이라면서 “우리의 20대 국회 기준 연평균 입법 건수는 1700여 건이지만 △미국 연평균 210건 △일본 84건 △영국 36건에 불과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정부입법의 경우에는 공청회, 관계부처 협의, 법제처의 심사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거치지만 의원입법은 국민에게 사전에 잘 알려주지도 않고 입법 시 부작용에 관한 실증연구도 없이 추진되는 경우가 많아 주인인 국민과 대리인인 국회의원 간 정보 비대칭성이 극대화되는 일종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회의 신중하고 합리적인 입법 절차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포럼의 첫 번째 주제발표를 한 김주홍 실장은 ‘입법규제 현황과 개선방안’에서 우리나라 국회 입법발의에 대해 16대 이후 발의 건수가 급격히 증가, 20대 국회의 경우 2019년 11월 15일 현재 2만3048건으로 15대 국회(1951건) 대비 19배로 입법발의가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입법 절차 및 문화에 대한 주요 국가와의 비교에서 “우리나라는 단원제로 법안 처리절차가 단순한 구조이지만, 미국ㆍ독일ㆍ영국ㆍ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은 양원(상원/하원)의 상호견제와 사전심사제도 등을 통해 신중하게 법안을 처리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은 본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에 대해 하원은 상원으로, 상원은 하원으로 송부·심의하게 되어 있어 양원 간의 상호견제 장치가 잘 마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합회는 이튿날인 20일에 산업 발전포럼(Ⅱ)을 준비 중이다. 두 번째 포럼에는 환경과 노동 관련 규제가 다루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