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애플 생산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올해 에어팟의 출하량이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인 약 60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선보인 신제품 에어팟 프로가 249달러(약 29만 원)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전작인 2세대 에어팟(159달러)의 훨씬 가격을 웃도는 가격임에도 에어팟 프로는 주문이 밀려 미국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주문하면 배송까지 2~3주가 소요될 정도다.
블룸버그는 “올해 에어팟 프로의 총출하량은 조립을 담당하는 애플 파트너들이 생산 물량을 얼마나 잘, 빨리 소화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예상대로 에어팟의 출하량이 6000만 대 수준에 달한다면, 애플은 올해 1억20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50% 점유율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8일 출시된 에어팟 프로는 디자인을 새롭게 하면서도 외부 소음 제거, 땀 방지 등의 기능을 탑재했다. 귓구멍에 들어가는 부분에 실리콘 소재를 적용, 개개인의 귀 모양에 맞추도록 제작됐다. 아울러 외부 소리를 들으면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으며, 배터리 수명도 더 길어졌다. 당시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애플의 간판 제품인 아이폰 판매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웨어러블 기기를 확장하려는 시도”라며 “아울러 고가 라인업을 추가해 매출을 신장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이런 전략은 적중했다. 애플 전문 매체인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UX), 세 가지 가격 옵션을 보유한 다양한 라인업, 대중문화에서의 표출과 그에 따른 인기 등으로 에어팟은 올해 연말 쇼핑시즌 미국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에어팟 사업은 애플의 실적을 뒷받침하는 데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애플은 2019 회계연도 4분기(올해 7~9월)에 핵심 제품인 아이폰의 판매 감소에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640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서비스 사업 실적 호조와 더불어 에어팟, 애플워치를 포함한 웨어러블 기기 사업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줬다. 지난 분기 애플의 웨어러블 기기 매출은 65억 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