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604조2991억 원이다. 지난해 말 대출 잔액 570조3635억 원보다 5.95% 증가한 수치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5%대로 지정한 것을 감안하면, 5대 은행이 12월에 쓸 수 있는 대출 증가율은 0.05%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더라도 10월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874조1373억 원으로 지난해 말 잔액 827조5978억 원 대비 5.62%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목표인 5%대는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평균 증가율을 의미 한다. 개별 금융사가 당초 설정한 증가율 목표치의 총합이 6%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취지이므로 금융사별로 따지면 6%대 증가율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미 시중은행 중에는 10월 기준 대출 증가율이 6%를 넘긴 곳이 다수다.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농협은행으로 9.46%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신한은행이 6.88%, 우리은행이 6.53%, 하나은행이 6.12%로 집계됐고, 국민은행만 2.09%로 한도까지 여유가 있는 편이다.
특히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에 앞서 은행들은 예금·대출 장부를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 예대율 규제는 예대율 산정 시 가계대출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 조정하는 방식이다.
시중은행이 지난달 16일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예금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신 예대율 규제로 고객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예금금리 조정에 신중한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뒤 통상 2주의 시차를 두고 예금금리를 내렸다. 이번에는 한 달 반이 지나도록 특정한 액션을 취하지 않고 눈치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율 규제와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 등으로 올해에는 예금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