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선거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돼 새 총학생회장을 내년 3월에 다시 뽑기로 했다.
9일 고려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4∼6일 진행된 제52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22.18%로 집계됐다. 투표 성립 요건인 정회원의 3분의 1에 이르지 못해 개표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고, 선관위는 내년 3월 재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총학 선거규칙으로 투표율이 미달되면 최대 이틀간 투표일을 연장할 수 있지만, 선관위가 기간을 연장하는 대신 관련 규칙에 따라 내년 3월 재선거를 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선관위 측은 "투표 기간을 늘려도 개표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고려대에서는 지난 2005년에도 낮은 투표율로 선거가 무산된 바 있다.
이 같은 사태는 비단 고려대뿐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학에서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젊은 세대들의 투표율 하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치에 관심 없는 대학생들의 총학생회장 선거 역시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각 대학에서 투표율 하락에 따른 정족수 미달로 개표 자체를 못 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이 때문에 일부 대학에선 단독 후보가 나왔을 경우 투표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선관위가 불법으로 투표용지를 늘리거나 하는 일이 빚어지곤 한다. 이 외에 투표 기간을 연장하거나 투표율 규정을 최하로 낮추는 선거 규칙 개정이 이어지고 있다.
한 대학교 선관위 담당자는 "국회의원이나 지자체 단체장 투표도 잘 안하는 세태가 반영돼 대학에서 총학회장 뽑는 투표율도 낮아지고 있다"며 "총학생회장을 뽑지 않을 게 아니라면 투표율 기준을 낮추거나 투표 기한을 최대한으로 연장하는 방법을 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