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1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치솟던 국제유가가 최근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경기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목소리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물가급등의 한 요인이었던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시중 유동성 역시 크게 증가한 상황이어서 두 달 연속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유가 하락에 고개숙인 '인상론'
기준금리 인상론이 꼬리를 감춘 것은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유지하면서 걷잡을 수 없었던 물가 상승세가 일단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3% 하락해 1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 7월부터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는 국제유가와 국제원자재가격이 시차를 두고 지난달부터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는 일단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5일 증권업협회가 채권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4.7%가 기준금리를 동결을 예상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시킬 수 있지만, 국제유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향후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빠르게 안정세를 찾고 있는 만큼 일단 금리를 동결하고 경기회복의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경기둔화 뚜렷 '동결론' 확산
시장에서 동결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 하락 이외에 국내 경기둔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8% 성장해 전년동기대비로는 4.8% 성장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으로 4%대로 주저 앉은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기준금리 동결을 통해 경기회복의 여건을 마련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는 약하고, 은행 대출금리만 상승시켜 기업과 가계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미국과 EU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하 또는 동결하면서 경기침체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금리인상을 단행하기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유동성이 크게 증가하고 물가상승 압력도 여전한 게 사실이지만 형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 카드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 의문스럽다"면서 "최근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상황을 감안해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햇다.
이처럼 동결론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도 간절한 상황이어서 11일 금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