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I B 리먼ㆍ메릴린치, 역사속으로 '퇴장'

입력 2008-09-15 16:46 수정 2008-09-1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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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을 호령하던 158년 역사의 리먼브라더스와 94년 역사의 메릴린치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생존을 위해 인수자를 찾기에 사활을 다했으나 산업은행과의 매각협상이 수포로 돌아가자 결국 파산을 신청했다.

한편 월가에서 리먼에 이어 2순위로 지목돼오던 메릴린치는 BOA(뱅크오브아메리카)에 전격 매각됐다. BOA는 15일(미국 현지시간) 오후 리먼과 메릴린치 놓고 끝가지 고민하다 결국 리먼 인수를 포기함과 동시에 메릴린치를 인수함으로써 이들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라졌다.

◆ 파산한 리먼브라더스

미국 현지시간 15일 자정을 갓 넘겨 파산을 신청한 리먼브라더스는 15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4대 투자은행이다. 1844년 미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독일 출신 이민자 헨리 리먼이 조그마한 상점을 시작한 이후 농산물 유통업을 거쳐 유통, 교역, 금융 등으로 업무를 확장했고 투자은행으로 성장하다가 1984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인수됐다가 1994년 독립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리먼은 런던과 도쿄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2007년 기준 총 자산규모 6천900억달러, 매출액 약600억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올 들어 모기지 관련 투자 손실로 3분기에만 39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이에 지난 10일 자산운용 부문의 지분을 매각하고 300억 달러 상당의 부동산 자산을 분사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자구책을 내놨다.

그러나 자구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계속 폭락했고 산업은행을 비롯한 전 세계 대형 은행과의 매각 협상을 추진하다 모두 결렬되자 결국 파산 신청을 하게 됐다.

앞서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준 의장,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은 총재, 크리스토퍼콕스 증권거래위원회(SEC)위원장과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JP모간 등의 수장들은 ‘굿뱅크(good bank)'와 '배드뱅크(bad bank)'로 분리 매각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이 역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BoA의 결단에 파산 모면한 메릴린치

미국 최대 증권사로 군림하던 메릴린치는 미 최대 소매은행인 BoA의 48시간의 결단으로 440억달러에 팔렸다.

주당 29달러로 70%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월가에서 “리먼 다음은 메릴린치”라며 우려감을 낳아온 메릴린치는 리먼이 파산이 임박하자 파산 이후 후폭풍을 우려해 48시간간의 초고속 협상 끝에 회사를 매각했다.

여기에는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은 총재 등 정부 당국자들이 금융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메릴린치 경영진에 회사 매각을 적극 권유한 것이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BoA는 지난 주 금요일까지만 해도 리먼 인수 최종 결정만 남았다는 이야기가 퍼져 있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리먼의 부실채권에 대한 보증이나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메릴린치로 선회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904년 샌프란시스코의 이탈리아인 거주지역인 노스비치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소액예금과 근로자, 중소기업 등에 대한 소액금융으로 성장해 2차세계대전 때 군수산업 경기를 기회로 급성장하면서 미국 최대 은행으로 우뚝섰다.

1958년 미 서부에서 ‘뱅크아메리카카드’를 발급해 신용카드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1979년 비자 인터내셔널의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전 세계 31개국에 거래사무소를 설치하고 150개국에 직원을 파견해 사업을 벌이고 있는 BoA는 전 직원 규모가 17만명 이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해 세계 최대 은행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서브프라임 충격은 BoA에도 영향을 줘 올해는 5위로 밀려났다.

올해 초에는 컨트리와이드(Counteywide)를 인수했으며, 이번에는 메릴린치를 인수함에 따라 자산규모가 2조7천800억 달러의 최대 은행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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