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對)중국 수출 증가폭이 10% 미만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진출기업, 법무법인, 유관협회, 연구소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2020년 중국 경제 및 비즈니스 환경 전망을 조사한 결과, 2020년도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지난해 대비 어느 정도 증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10% 미만’이라는 응답이 75.0%로 가장 많았다. ‘11~20%’이라는 응답은 23.0%로 나타났다.
지난해 반도체 단가급락에 따른 반도체 수출ㆍ감소, 중국기업의 액정패널 생산량 급증에 따른 공급과잉, 석유제품 수출단가 하락, 중국내 제조업분야 생산ㆍ투자 하락에 따른 수요둔화 등으로 올해 중국 수출은 2018년 최고치(1600억 달러) 수준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응답자 4명 중 3명은 올해 중국 경제가 6% 성장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 해 중국 경제가 1~3분기 미중 무역분쟁, 세계경제 둔화, 공급부문 개혁 등의 영향으로 6.2% 성장에 그쳤고, 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 역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5.7~6.1%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2012년 바오바(保八·8% 성장)를 포기한 데 이어, 2016년 바오치(保七ㆍ7% 성장) 목표를 버리고 6.5~7%대의 중속 질적 성장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올해 중국정부의 사드 대응조치 정상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0.2%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중국정부는 2017년 한국의 사드 배치결정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투자 한국기업에 대한 영업제한,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지급차량목록에서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 제외, 한국 단체관광 제한 조치를 취했다. 당시 일부 기업은 사업장 영업제한 조치를 받았다.
응답자들은 미ㆍ중 무역전쟁의 재연 가능성 또한 높게 점쳤다.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와 2021년 신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무역전쟁 재연 가능성이 ‘61~80%’일 것이라는 응답이 38.5%, ‘40~60%’일 것이라는 응답이 29.2%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 재연 가능성을 ‘80% 이상’ 으로 전망하는 응답자의 비중도 27.1%를 차지해, 대다수 응답자가 향후 미중간 무역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앞으로 미ㆍ중 무역분쟁의 재연 가능성이 있고, 한국의 수출에도 부정적인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틈새시장 공략을 준비해야 한다”며 “미ㆍ중간 1단계 무역합의 결과로 중국의 자본시장 등 서비스시장이 개방되고 있는데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엄 실장은 “중국이 세계 제조공장에서 거대 소비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 시대 진입에 알맞은 시장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우리기업은 현재 저가제품은 중국기업에게 밀리고, 프리미엄제품은 다국적기업에 치이고 있는 샌드위치 상황으로 차별화된 가격ㆍ마케팅전략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