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명절에는 편의점 10개 중 1개가 문을 닫는다.
편의점 이마트24가 올해 설 명절 휴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설 당일 영업하지 않는 가맹점은 총 1242개 점으로 전체 점포(4488개)의 27.7%를 차지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마트24는 계약 시 영업일수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데, 신청만으로 한도 내에서 휴무를 결정할 수 있다. 여기에는 명절 당일도 포함된다.
이 회사의 명절 미영업 점포는 지난 2017년 설 당일에는 96개로 전체의 9%를 기록했고, 같은해 추석에는 597개로 24%로 집계됐다. 이후 명절에 쉬는 점포는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였다. 2018년 설에는 전체의 24%에 해당하는 652개가 휴무를 택했고, 추석에는 1077개로 32%로 늘었다.
이어 지난 설에는 1372개로 전체의 37%로 치솟았고, 추석은 1446개 점으로 전체의 35%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 설에는 20%대로 떨어져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CU는 올해 설 당일에 1300여 점포가 문을 닫는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명절 자율 휴무제’를 도입해 지난 추석 처음으로 적용했다. 해당 제도 도입 전에는 점주가 지역영업본부와의 협의를 통해 명절 당일 휴무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허가가 나지 않는 경우도 빈번했지만, 제도 도입 후에는 점주 자율에 맡겨 간단한 신청만으로도 쉴 수 있게 됐다.
이번 설 연휴에는 지난 추석과 비슷한 1300여 점포가 가맹점의 점포 전용 컴퓨터(OPC)를 통해 본사에 직접 신청했고, 이들 점포는 모두는 설 당일에 문을 닫을 수 있다. 비율로는 1만3899개(2019년 11월 기준) 점포 중 9.35%에 해당한다.
GS25는 이번 설 당일에 1000여 개의 점포가 휴무를 실시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명절 당일 휴무 신청제’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전에는 가맹 계약 당시 명절 휴무 여부를 선택하고, 영업팀과 협의를 거쳐 휴무를 결정했다면, 새로운 제도에서는 가맹점이 본사에 직접 신청하고, 확인한다는 점이 다르다.
다만, GS리테일 관계자는 “계약서에서 변경되는 부분을 공문으로 경영주에게 안내했지만 현재 시스템 구축 중이라 이번에는 적용하지 못하고, 영업팀과 경영주와 협의해 (점포 휴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현재 명절 휴무 희망 점포를 취합 중이다. 이 업체는 지난 추석 750개의 가맹점이 문을 닫았다. 올해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미니스톱은 지난 추석과 같은 150여 점포가 쉰다.
이에 따라 빅5 편의점 총 4만4800여 개 중 설 명절 당일 문을 닫는 편의점은 약 4442개로 이는 전체의 9.91%에 해당한다. 4646개의 점포(10.55%)가 휴무에 나선 지난 추석에 비해서는 다소 움츠러들었다.
명절 휴무 점포가 주춤한 이유에 대해 가맹점주들은 명절 휴무에 나서기 위해서는 본사나 영업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시스템을 지적한다. 명절 당일에 문을 닫을 경우 본사 매출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승인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른 재고 및 인건비 부담은 오롯이 가맹점주의 몫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통상 명절 당일 매출은 평일 대비 평균 10% 이상이 낮지만, 임금은 점주의 부담이다. 실제로 명절 기간 점주는 아르바이트생의 출근 유인책으로 시급을 올려주는 일이 잦아 소위 가성비가 낮다. 한 가맹점주는 “대부분의 편의점은 가맹점주가 신청하며 명일 당일 휴무를 영업팀이 승인해주는 구조”라면서 “휴무 점포의 대부분은 명절 빌딩이 문을 닫거나 어쩔 수없이 쉴 수 밖에 없는 점포로, 점주에게 휴무 여부를 묻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명절 선물세트나 명절 도시락 등의 판매에 공들이고 있는 편의점업체로서는 하루 휴무에 따른 손실도 적지 않다. 한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명절 당일 휴무에 따라 매출이 크게 차이가 난다”면서 “최근에는 명절 도시락 등 명절 관련 상품도 출시하고 있는데다 휴무에 따른 배송 물류까지 모두 수정해야하는 만큼 경영주 완전 자율에 맡기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월 공정위는 명절 당일이나 직계가족 경조사 때 영업시간을 단축해 달라고 요청하면 가맹본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허용해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표준가맹계약서’를 개정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사용 의무가 없는 권장 사항이다. 현재 이를 반영한 업체로는 지난해 명절 자율휴무제를 도입한 CU 등 소수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