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올해 들어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경기 호전을 전망하는 기업이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 저성장의 위험 등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면서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기업이 우세해 경기 개선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9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2월 전망치는 92.0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2개월 연속 상승한 수치이지만, 여전히 기준선 100을 크게 밑돌며 21개월째 경기 악화 전망이 우세했다.
부문별로는 내수(95.0), 수출(97.1), 투자(95.7), 자금(97.1), 재고(100.5), 고용(95.2), 채산성(95.7)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이었다.
다만, 최근 두달 동안 전망치가 연속 상승한 것은 작년 경기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향후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8월 이후 3개월째 연속 상승하고 있어 경기개선 기대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반도체 경기를 나타내는 척도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역시 지난 8월 이후 오름폭을 계속하고 있어 반도체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미국 주요 반도체 업체 주가지수로 미국 반도체주의 가격 동향 파악하는데 근거가 되며, 국내 반도체주가 등락과도 깊은 연관성 보인다.
다만, 한경연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기 부진 가능성이 크고,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 저성장의 위험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해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아직 부정적인 측면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실적치는 부진이 만성화됐다. 1월 실적은 89.3으로 57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실적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94.1), 수출(92.3), 투자(95.5), 자금(95.5), 재고(101.1), 고용(95.2), 채산성(94.3)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가 이번 조사 결과에 반영되면서 전망치가 다소 개선됐지만,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해 기업실적 개선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면서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대응과 민간투자 불씨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