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한 차례 연기됐던 전세기 수송일정이 재개되면서 불투명했던 조 회장의 동행 의지도 실현 가능하게 됐다.
30일 외교부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중국 우한에 고립된 교민을 수송할 첫 전세기가 이날 오후 8시45분 인천공항에서 이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입되는 기종은 400석 규모의 B744이다.
당초 이날 오전 10시와 정오에 인천공항에서 각각 1대씩 모두 2대의 대한항공 전세기가 우한으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정부와 협의 과정에서 갑자기 일정이 변경되면서 11시간 가량 늦춰졌으며, 전세기도 2대에서 1대로 줄었다.
타국에 비해 협의 자체가 좀 늦게 시작됐을 뿐 아니라, 유증상자까지 데려오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가 협의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정부는 우한 소재 한국 교민 700여명의 긴급 수송을 위해 국적기 중 유일하게 우한 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의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다.
전세기에는 노조 간부들과 대의원들이 승무원으로 탑승을 결정했으며, 이 중에서 노조 간부(상근) 3명과 대의원 10명이 자원했다.
조 회장도 우한행 동행을 자원했으며, 외교부의 결정에 따라 교민 수송을 위한 탑승이 가능해졌다. 조 회장이 전세기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수송 대책을 총괄하는 외교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노조 간부, 대의원을 포함한 지원자 30여 명으로 우한 전세기에 탑승할 인원을 꾸린 상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이 승무원들의 자발적 탑승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운항항공사의 책임자로 나서야겠다는 판단 아래 탑승을 결정했다"면서 "솔선수범해 어려운 임무에 동참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기 위한 마음도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귀국 후 14일간 격리 수용되지는 않는다. 국토교통부의 방침에 따라 전세기에 탑승하는 승무원과 직원들은 격리되지 않도록 충분히 방역 조치를 한 후, 방호복 등 방역 장비도 착용한 후 투입되기 때문이다.
교민들은 귀국 후 2주간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의 경찰 인재개발원에 격리조치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조 회장의 이번 결정에 대해 오는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건이 걸려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감염 후보자를 한 명이라도 줄여야 할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주총을 앞두고 주주 표심을 얻기 위한 보여주기식 움직임으로 추측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