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KTF는 조영주 사장이 중계기 납품업체로부터 수십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체포되면서 대표이사 부재로 인해 22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또한 KTF의 '납품비리'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검찰 조사의 정치권 확대 여부, KT-KTF의 합병 문제 등 그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리베이트에 이어 횡령 여부도 조사
검찰은 지난 19일 오전 KTF 본사 압수수색에 이어 조영주 사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조 사장을 현장에 체포했다.
이는 검찰에 조 사장이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확실한 정황을 포착해 체포영장 발부를 생략하고 긴급체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은 조 사장의 계좌추적을 통해 중계기 납품업체 5곳 중 1곳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25억여원을 발견하고 21일 조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게다가 검찰은 조 사장이 보조금과 광고비 등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거액을 횡령했는지 여부도 조사를 하고 있어 조 사장의 비리 혐의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검찰은 조 사장의 부인도 리베이트 관리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검토하고 있으며, 조 사장의 처남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행방을 쫓고 있다.
현재까지의 검찰 수사 결과를 볼때, 조 사장이 구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KTF는 대표이사 부재로 당분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조 사장을 대신해 김기열 경영지원부문장이 직무대행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사장이 중계기 납품업체로부터 단순 리베이트를 받은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일부를 정치권에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를 벌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KT-KTF 합병, 암초 만났다
KTF의 '납품비리'로 KT와 KTF의 합병 작업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KT와 KTF는 지난해부터 합병을 위해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치밀한 준비를 해왔으나 뜻밖의 암초를 만나면서 합병 작업이 '올스톱'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최근 KT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이사회를 열고 합병결의를 추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었다.
하지만 내부에서도 합병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은 상태인데다 이번 사건으로 KT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합병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에서는 KT와 KTF의 합병이 자금조달 문제, 내부반발, KTF 비리 등으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T는 검찰이 '납품비리' 수사를 통신업계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 노심초사 하고 있다.업계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중계기 사업이 한창이던 4년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KT, SK텔레콤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