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비상이 걸렸다.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가운데 주변국으로 감염이 번지고 있어서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5일(현지시간) 현재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32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229명에서 93명이나 급증했다. 사망자도 4명 추가돼 11명으로 늘었다.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치사율은 2∼3%로 전 세계 평균(약 3%)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보건당국은 감염자 분포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 최남단에 있는 시칠리아에서 확진자가 3명 발생하는 등 사실상 이탈리아반도 전역이 바이러스 감염 사정권에 들어서다.
바이러스는 이탈리아 인접국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날 오스트리아에서 2명, 스위스와 크로아티아에서 각각 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진자들은 모두 최근 이탈리아 북부에서 체류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위스 연방 공중보건국(FOPH)은 베른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남부 티치노 칸톤주(州)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 나왔다고 밝혔다. 보건국에 따르면 이 환자는 70대 남성으로 지난 15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감염됐다.
독일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12일 이후 처음으로 확진자가 2명 추가되면서 독일 전체 확진자는 18명으로 늘었다. 이날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25세 남성은 이탈리아 밀라노를 여행하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1명의 감염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탈리아 북부에서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된다”면서 “코로나 전염병은 유럽에 상륙했고, 독일에도 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독일에서 전염이 일어나는 것을 100% 막을 수 없다”며 확진자의 격리와 접촉자 식별을 통한 감염 예방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