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 파장이 아시아 이머징 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다. 즉,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아시아 이머징 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9일 SK증권과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미국 펀드로는 한주간 100억9400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온 반면, 이머징 시장은 GEM(Global Emerging Market)과 중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자금 유출이 포착됐다.
주가지수 면에서도 연초이후(9월 23일 기준) 중국상해지수는 -33.3%, 인도지수는 -33.9% 등을 기록했지만, 미국은 -11.8%, 영국 -16.9% 등을 기록해 선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덜했다.
또한 중국상해지수는 지난해 11월 고점대비 60% 이상 폭락한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선진시장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이머징 관련 펀드들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필요하며 분산투자 차원에서 선진시장을 다수 편입하고 있는 글로벌 펀드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글로벌 펀드는 전세계에 분산 투자를 목적으로 설정된 펀드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선진시장에 투자하며 특히 미국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6일 기준 미국을 47.5%(8월1일 기준) 편입하고 있는 신한BNPP의 '탑스글로벌밸런스혼합1'의 경우 1개월 수익률은 -4.32%, 연초이후 -12.30%로 상대적으로 하락세가 약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펀드는 1개월 수익률이 -12.86%, 러시아 펀드는 -23.72%를 기록했다.
미국과 영국을 각각 33.0%, 17.0% 편입하고 있는 'KB스타글로벌고배당주주식 2' 역시 1개월 수익률이 -1.40%로 글로벌 펀드 중 가장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글로벌 펀드라 하더라도 중국을 22.2% 편입하고 있는 '동양글로벌IPO뉴스탁주식 1ClassA'의 경우 1개월 수익률이 -17.37%로 글로벌 펀드 중 가장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런 최근 글로벌 펀드의 수익률 호조 외에도 지역 분산 차원에서 글로벌 펀드의 비중확대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국내에서 해외펀드의 붐은 이머징 시장 중심으로 성장해온 것이 사실이며, 더군다나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해외펀드 중 이머징 시장 비율은 83.3%로 쏠림현상이 심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양은희 펀드애널리스트는 "이머징 시장에 과다하게 노출된 투자자들의 손실이 크게 늘면서 위험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특히 중국 및 브릭스를 비롯한 이머징시장으로의 편중은 위험관리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양 펀드애널리스트는 "균형된 자산배분을 위해 이머징 펀드의 비중을 하향조정하고 선진 펀드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글로벌 펀드가 자산배분 관점에서 효과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효과적인 위험관리를 위해서는 이머징 펀드로의 쏠림을 지양하고 이머징 펀드에서 선진 펀드로 자산을 재배분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SK증권 안정균 펀드애널리스트 역시 "미국의 구제금융 소식에 글로벌 시장이 급반등했지만, 자금 흐름은 여전히 미국으로 쏠리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안 펀드애널리스트는 "이번 미국 정부의 7000억 달러의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이 향후 시장의 흐름을 어떻게 바꿀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자금이 시장에 풀릴 경우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달러 약세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미국의 펀더멘탈이 호전돼 달러 강세가 유지될 수도 있기 때문에 미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