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명운이 달린 한진칼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원태 회장 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연합'의 공방이 또 다시 이어지고 있다.
한진그룹 측은 3자 연합이 그동안 주장해 온 내용 중 사실과 다른 8가지를 조목조목 따졌으며, KCGI도 최근 한진칼이 지적한 3자 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내용에 대해서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20일 '조현아 주주연합 그럴듯한 주장?…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3자 연합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당기순이익 적자 누적이 대한항공은 1조7400억 원, 한진칼은 3500억 원이라고 주장한다”며 “항공사는 항공기 기재보유 구조상 당기순이익이 수익률의 유일한 기준으로 사용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 기업 이익창출 능력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의 경우 대한항공은 같은 기간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영구채를 포함하면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1600%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국제회계기준상 영구채 발행은 현재 자본으로 인식한다”며 “이와 같은 특성으로 (영구채는) 재무구조 개선 및 신용도를 제고할 수 있으며, 다른 차입금의 이자율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JAL의 회생 사례를 들며 한진그룹 정상화 방식을 제시한 것은 현재 기업이 처한 상황을 잘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진그룹은 “JAL은 대한항공과 달리 사실상 ‘공기업ㆍ주인 없는 회사’”라며 “JAL은 파벌과 방만한 자회사 운영, 일본시장 의존, 과도한 복리후생과 기업 연금 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경영실패에 이른 것”이라며 “JAL의 회생에 실질적 영향을 준 것은 정부의 지금 지원”이라고 말했다.
3자 연합이 추구하는 경영 목표에 대해서도 한진그룹은 거짓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KCGI는 한진칼에 최대 20년까지 함께하는 장기 투자자라고 말한다”며 “그런데 현재 KCGI으 총 9개 사모펀드(PEF) 중 2개만 존속기간이 10년이며, 나머지 7개의 PEF는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3자 연합이 지향하는 목표가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한진그룹은 “반도건설그룹의 경우 권홍사 회장과 아들 권재현 상무는 지주회사인 반도홀딩스의 지분 99.67%를 소유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는 부인, 아들, 사위, 차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전형적인 가족 중심의 족벌 경영 체제”라고 말했다.
3자 연합이 한진그룹 경영 일선에 참여하지 않는 주장도 거짓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명히 했다. 실제 이사회 장악 및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조현아 주주연합의 당사자나 직ㆍ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게 한진칼의 설명이다.
KCGI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한진그룹이 지적한 3자 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해 반박했다.
KCGI는 위임장 용지와 참고서류 제출 이후 2영업일이 지나기도 전에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를 했다는 지적에 "자본시장법상 권유 상대방인 주주가 10명 미만이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투자목적회사(SPC)는 단독으로 10% 이상 경영권 투자를 해야 하는데 KCGI 산하 일부 SPC의 경영권 투자가 10% 미만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SPC에 대해서도 공동투자 방식이 허용된다"고 주장했다.
또 KCGI 산하 SPC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주식 10%를 보유해 소유 주식을 개별적으로 보고할 의무가 있음에도 KCGI 산하 SPC인 엠마홀딩스, 캐트홀딩스 주식을 포함해 공시하며 의무를 어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레이스홀딩스와 특별관계자인 SPC들 모두 KCGI에 의해 운용되는 펀드인 점을 감안해 모두 합산해 공시하는 것이 투자자 보호와 정보 제공 관점에서 바람직하다 판단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