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명운이 달린 한진칼 주주총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원태 그룹 회장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연합' 양측의 막판 여론전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한진그룹은 투기세력이 아닌 3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전문경영인’이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며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을 호소하고 있으며, 3자 연합은 한진그룹이 주장하는 모든 내용은 가짜뉴스 수준이라며 맞서고 있다.
한진그룹은 24일 자료를 통해 "현 경영진은 항공·물류산업에서 3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전문경영인’들로 이번 위기를 극복할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룹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도록 주주 여러분들의 현명한 선택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조현아 주주연합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진그룹은 "이들의 비열하고 저급한 인신공격성 주장, 거짓 주장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면서 "항공산업에 대해 ‘무지’한 ‘비 전문경영인’들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경영을 맡게 된다면, 6개월도 견디지 못해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주연합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등 경영진은 물론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인 허희영 항공대 교수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인신공격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허 교수에 대한 거짓 선동과 비판은 오히려 국민연금의 공정성을 흔드는 중대한 위해 행위"라고 설명했다.
또 "주주연합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 대한항공 자가보험 및 사우회의 한진칼 지분 의결권 여부 등에 대해 똑같은 주장을 수 없이 반복하고, 기정 사실인양 호도하고 있다"면서 "정작 본인들의 ‘이율배반적’인 행태는 눈을 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느 순간부터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 ‘판결문’이라고 단언하던 것을, 한진그룹에서 주장했던 ‘합의서’, ‘문서’로 슬그머니 언론에 말 바꾸기를 하고 있는 것은 과연 누구인가 묻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양측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되짚었다. 한진그룹은 "코로나19로 대부분의 항공기들이 멈춰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항공·물류산업의 전문성도 갖추지 못한 후보가 그룹경영을 말하고, 언제든 시세차익을 남기고 떠날지 모를 사모펀드와 투기 세력들이 그룹의 투명성을 운운하는 상황이 또 다른 의미의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 ‘땅콩회항’으로 한진그룹을 위기의 풍랑 속으로 몰아넣은 조현아 전 부사장, 전형적인 투기 세력인 강성부 대표, 업종과 상관없는 투자로 ‘명예회장’까지 요구하는 권홍사 회장 등 3자 야합세력이 한진그룹을 뒤 흔들고 있다"면서 주주들의 현명한 선택을 독려했다.
한진그룹은 끝으로 "30년 이상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토대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는 역량을 지닌 한진그룹의 현 전문 경영진을 믿어 달라"며 굳건한 행보를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이에 3자 연합 역시 "한진그룹이 우리를 비판한 내용는 가짜뉴스 수준의 사실 왜곡"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3자 연합은 "한진그룹의 논리는 낙제하고서도 퇴학을 당하지 않았으니 성공이라는 것"이라며 "호황기에도 적자를 냈던 조원태 등 현 경영진에게 최악의 위기상황을 맡기는 것은 마치 음주운전자에게 차량의 핸들을 건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앞서 한진그룹이 지적한 3자 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KCGI는 위임장 용지와 참고서류 제출 이후 2영업일이 지나기도 전에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를 했다는 지적에 "자본시장법상 권유 상대방인 주주가 10명 미만이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투자목적회사(SPC)는 단독으로 10% 이상 경영권 투자를 해야 하는데 KCGI 산하 일부 SPC의 경영권 투자가 10% 미만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SPC에 대해서도 공동투자 방식이 허용된다"고 주장했다.
또 KCGI 산하 SPC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주식 10%를 보유해 소유 주식을 개별적으로 보고할 의무가 있음에도 KCGI 산하 SPC인 엠마홀딩스, 캐트홀딩스 주식을 포함해 공시하며 의무를 어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레이스홀딩스와 특별관계자인 SPC들 모두 KCGI에 의해 운용되는 펀드인 점을 감안해 모두 합산해 공시하는 것이 투자자 보호와 정보 제공 관점에서 바람직하다 판단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