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불법승계와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로 사실상 '면죄부'를 받은 만큼 2심에서도 상황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삼성은 그룹 해체 이후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쇄신하고, 서초동 삼성타운 시대 개막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글로벌 경영 시작, 사장단 인사 등 굵직한 현안 챙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삼성 '서초동 시대' 본격 개막
삼성타운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21-15외 11필지 7700여평에 34층, 32층, 44층 3개 빌딩으로 이뤄졌고, 사업비만 총 1조원에 이른다.
34층 규모의 A동에는 삼성생명, 32층 규모의 B동에는 삼성물산, 44층 규모의 C동에는 삼성전자가 입주한다. 총 연면적은 11만9500여평이다.
삼성타운의 3개 빌딩에는 사무실 온도, 일조량, 환기 등 자동 조절 시스템과 기가급 광케이블, 중앙 통제시스템을 통한 프린터ㆍPC 등 사무용품 실시간 관리시스템, 모바일 오피스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삼성측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이 전 회장의 2심 선고가 1심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현재 삼성타운 입주 등 현안 처리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이재용 전무, '글로벌 경영' 시동
오는 12월 대법원 판결를 남겨뒀지만 2심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경우 이 전무의 글로벌 경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경영쇄신안 발표 후 이 전무의 해외근무가 6개월 정도 미뤄져 더이상 시간을 끌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이달 5~9일로 예정된 인도 출장을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당초 1일 예정됐던 2심 선고가 오는 10일로 연기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의 해외근무지로는 중국, 인도, 일본, 유럽 등이 거론되고 있다.
◆ 12월중 사장단 인사도 추진
삼성은 오는 12월 이 전 회장의 대법원 공판 직후 사장단 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통상 매년 1월 중순에 이뤄지는 사장단 인사에 비해 1달 정도 앞당겨진 것이다. 이 전 회장의 2심 선고를 계기로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내포돼 있다.
또한 삼성은 지난 2년 동안 악재가 이어져 인사폭이 크지 않았으나 이번 인사에서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물갈이 및 승진 등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삼성 일부 계열사에서는 임원 인사를 위한 심의가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