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1380원대로 올라섬과 동시에 1400원선으로 바짝 다가섰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66.9원 폭등한 1395원에 거래를 마쳤다. 나흘동안 200원 넘게 폭등했다.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업체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던 공격적인 원화절상 추세는 대폭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이 수출업체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시장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크게 하락하기 어렵다고 진단, 환율 상승 수혜주에 눈을 돌려볼 것을 권고했다.
현재의 환율급등은 수급불균형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신용경색 우려로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 유동성 확보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외국인 투자가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국내투자 비중축소 전망 등 달러 확보심리가 강해지면서 쏠림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
한편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국내 최대 IT업체인 삼성전자의 경우 영업이익률과 원달러 환율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평균환율이 지난 2004년 1146원에서 2007년 929원으로 18.9% 하락하는 동안 삼성전자 영업이익률은 2004년 20.8%에서 2007년 9.4%로 11%p 하락했다.
LG전자의 경우에도 원화절상과 휴대폰 부문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2004년 영업이익률이 5.1%에서 2007년 2.4%로 2.7%p 하락했다.
수출비중이 92.8%인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률도 LCD경기 악화와 더불어 2004년 20.3%에서 2007년에는 10.5%로 9.8%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열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세계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첨예한 경쟁을 벌여 왔던 국내 수출업체에게 최근의 환율 움직임은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도 2005년 이후 구조적인 환율 하락세 진행으로 수익성 악화가 진행돼 왔다.
한금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달러 강세에 대한 이익민감도는 업종 내 최고"라며 "기아차 매출의 약 52%가 달러 환산 수입으로 추정되며, 이는 35% 비중인 현대차 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병국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자동차와 IT같은 수출 업체의 경우 수출 매출의 원화환산 금액은 증가한다"며 "분명 펀더멘털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 측면에서 원화 기준 국내 자동차 주가의 상승이 환율 상승폭을 만회할 수준이 안된다면, 자본이득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