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5개월 만에 1300선이 붕괴됐다.
지난 8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5.81%(79.41P) 떨어진 1286.69를 기록하며 지난 2006년 8월14일 이후 2년 1개월만에 1300선 아래로 밀려났다.
미국발 신용경색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로 인한 실물경제의 침체, 외환위기 당시의 원·달러 환율 등 대내외여건의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증시 하락세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1300선 붕괴를 두고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져 단기 회복이 안되면 더 떨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근원적인 문제인 미국발 신용경색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및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조치가 단기 반등은 이끌어 낼 수 있겠지만, 그로 인한 증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 구제금융법안의 실질적 효과와 3분기 기업실적 발표에 따라 증시 안정세의 시점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1차 지지선 1200선...추가하락 가능
증시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의 반등은 어렵고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대내외적 위기 환경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증시는 1150~1200선에서 1차 지지선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도 있으나, 현 상황에서 지지선을 논한다는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00선 정도를 지지선으로 보고 있지만 상황이 심각해지만 1150선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 증시는 일단 더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영무 푸르덴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시장 일각에서는 1200선을 지지선으로 논하고 있고, 단기적으로 1200선이 추가 하락을 막아줄 쿠션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의 혼란이 몇 년에 한번씩 오는 조그만 싸이클이 아닌 만큼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홍순표 연구위원은 "기술적 분석으로 보면 지지선이 1230포인트에서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익명의 전문가는 "현 증시는 너무 가변적인 상황이라 솔직히 시장 전망에 대해 언급하기도 어렵다"며 "시장에서 나타난 현상을 두고 예측을 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너무 정도가 심하기 때문이 이 속도로 계속 하향세를 그리는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라며 "예로 동트기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는데 지금이 새벽 4시인지 4시 30분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등 포인트, 미 부동산 하락세 해결
그렇다면 증시 반등의 포인트는 무엇일까?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일단 멈추고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 이상 기술적 반등은 나올 수 있으나 반등 추세로의 전환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우영무 센터장은 "최근 몇주만 봐도 이벤트들이 나올때 이벤트를 정점으로 주가가 계속 빠졌다"며 "구제금융의 상·하원 통과때도 그렇고, 결국 매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형국이 되는 것으로, 이에 미국의 금리인하 등 어떤 하나의 작은 이벤트가 시장을 되돌리기는데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 센터장은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전체적인 사이즈라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투매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단기간에 되돌림 현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당분간 굉장히 어렵고 힘든 시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세욱 센터장도 "현재 상황에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증시 반등은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세가 멈춰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며 "지난해 서브프라임 문제가 불거진게 주택가격 하락세로 시작된 것으로, 결국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야 시장은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미국의 주택가격 안정이 내년 중반이나 2010년까지도 안좋다고 하니 어려운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미국의 금리인하는 빠르게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 따라 패닉 장세의 진정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끝 모를 하락...현금 보유비중 늘릴 것
이에 향후 예측이 불가능한 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우선 전문가들은 현금보유 비중을 늘리는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관망자세로 임할 것을 주문했다.
윤세욱 센터장은 "현재 상황에서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현 상황에서는 관망세가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우영무 센터장도 "현 상황에서는 현금보유비중은 늘리고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 때"라며 " 3~4분기의 어닝이 문제가 아니고 대차대조표, 캐시플로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다운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구심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장기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