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에서 실적 악화를 기록하며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국제전화 ‘00700’ 이용률 저하는 물론 통신 3사의 ‘5G 출혈경쟁’에 따른 알뜰폰 실적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전화 이용 하락 및 알뜰폰 업체 경쟁이 점차 심화되는 상황이어서 실적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텔링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줄었다. 작년 매출액은 3636억 원으로 2018년보다 94억 원(-2.5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94억 원으로 59.24% 급감했다. 당기순이익(계속사업당기연결순이익)은 2018년 400억 원에서 무려 370억 원(-92.50%)이 줄어 30억 원에 그쳤다. 이에 반해 판관비(판매·관리비)는 2845억 원에서 2951억 원으로 되레 106억 원 증가했다.
SK텔링크는 지난해 2018년 보다 알뜰폰과 국제전화 등 유선사업에서도 매출이 모두 줄었다. 알뜰폰은 1049억 원에서 900억 원으로, 유선사업은 2033억 원에서 1912억 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판관비에 쓰이는 광고선전비는 2018년 17억 원에서 2019년 23억 원으로 6억 원 늘었다. SK텔링크는 직전 연도인 2018년에도 보안 종속기업인 ‘NSOK’를 ADT캡스에 양도하면서 생긴 중단 영업손실도 260억 원이나 됐다. SK텔레콤이 ADT캡스를 계열회사로 인수하면서 기존 SK텔링크 보안 종속기업의 영업 수익이 고스란히 중단손실로 남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새로운 회계기준 변경과 정기세무조사 수검에 따른 일시적 법인세비용 증가 등 비경상적인 요인이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회계기준의 경우 기존 ‘ IFRS10’ 방식에서 ‘IFRS15’로 변경되며 순익이 줄었다. 보조금·수수료·할인 등 마케팅비용을 IFRS15 도입 첫 해인 2018년 자산으로 인식하고, 약정 기간이 이어진 2019년 회계에 비용을 반영하면서 순익이 감소했다는 것. ‘IFRS15’는 기존 ‘IFRS10’이 고객과의 계약에 따른 수익과 마케팅비용을 일시에 반영하던 것을 약정 기간에 걸쳐 분산 반영하도록 했다.
SK텔링크의 주력 사업인 국제전화 매출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SK텔링크 실적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국제전화 부문 매출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 역시 만만치 않다. 수요가 제한적이고, 경쟁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매출신장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SK텔링크는 중고폰 거래 전문 플랫폼 ‘바른폰’과 기업대상(B2B) 통신서비스 등에 집중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에서는 KEB하나은행과의 협업 등으로 시너지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수익이 감소해 신사업 투자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작년 판관비가 상승하고, 일부 매출이 줄어든 부분은 신사업인 ‘바른폰’ 론칭으로 국내와 베트남 해외진출에 따른 투자를 강화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링크는 최영석 대표가 수장을 맡고 있는 통신서비스업체로, ‘SK국제전화 00700’과 알뜰폰(SK7mobile)을 운영하고 있다. 모기업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텔링크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내기 위해 2017년 9월 말 SK텔레콤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