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가 국내 고급차 판세 바꾼다….수입차 줄고 제네시스 급상승

입력 2020-04-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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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수입차 물량공급 차질 불가피, 하반기 현대차 5대중 1대는 제네시스

▲코로나19 확산이 국내 고급차 시장의 판도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차들이 현지공장 셧다운으로 물량공급 차질을 빚는 반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신차투입과 내수물량 확대로 점유율 상승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제네시스 3세대 G80.  (사진제공=제네시스)
▲코로나19 확산이 국내 고급차 시장의 판도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차들이 현지공장 셧다운으로 물량공급 차질을 빚는 반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신차투입과 내수물량 확대로 점유율 상승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제네시스 3세대 G80. (사진제공=제네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이 국내 고급차 시장의 판도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미국 자동차 공장이 잇따라 ‘셧다운’되면서 수입차 브랜드가 공급 차질을 겪는 반면, 현대차는 수출물량 감소로 인한 ‘감산’을 고급차 제네시스 내수물량 확대로 맞서면서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3사로 점철된 고급차 시장이 물량공급 차질로 인해 위축될 우려가 커진 것. 반대로 '한국형 프리미엄'을 앞세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신차 출시와 내수물량 확대를 추진하며 고급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수입차 점유율은 2018년 16.7%를 정점으로 지난해까지 내림세를 지속 중이다.

아우디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인증문제로 곤욕을 치렀고, BMW가 잇따른 화재사건에 연루되면서 수입차에 대한 이미지도 이전보다 크게 하락한 탓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과 미국의 주요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물량공급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독일 BMW는 미국 고급 SUV시장을 겨냥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파르탄버그에 공장을 가동 중이다. 국내 SUV 수입분 대부분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미국에서 생산 중인 독일차인 셈이다.  (사진제공=BMW그릅미디어)
▲독일 BMW는 미국 고급 SUV시장을 겨냥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파르탄버그에 공장을 가동 중이다. 국내 SUV 수입분 대부분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미국에서 생산 중인 독일차인 셈이다. (사진제공=BMW그릅미디어)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미국 SUV 시장을 겨냥해 주요 SUV 생산 공장을 미국 현지에 두고 있다. 이들이 국내에 들여오는 SUV 대부분이 실상은 '미국산'이다. 미국과 배기가스 인증기준이 국내와 동일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는 덕이다.

이들 브랜드의 미국 공장이 장기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수입차 시장은 5~6월 사이 '물량 부족'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월까지는 지난해 연말부터 들여온 재고 물량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3월 말부터 사실상 현지에서 수출선적이 막힌 만큼, 이들 물량이 들어와야 할 5월부터는 재고부족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반대로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잇따른 신차 출시 효과를 앞세워 내수공급 물량을 확대한다.

현대차는 최근 해외시장 위축으로 수출용 자동차의 감산을 결정했다. 현지 딜러망 자체가 셧다운된 만큼 재고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 울산5공장 투싼 생산라인이 지난 13일부터 오는 17일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총선일이었던 15일을 제외하고 조업일수 기준 나흘 동안 공장 가동을 멈춘다. 울산5공장 투싼 라인은 미국을 비롯해 일부 중동 수출물량까지 책임지는 수출 주력 공장이다.

마찬가지로 기아차 역시 소하리 1, 2공장과 광주 2공장의 수출물량을 조정할 예정이다. 기간은 오는 23~29일 사이다.

이처럼 수출 주력공장은 휴업에 나섰지만, 내수 판매물량을 책임지는 일부 공장은 시간이 모자라 휴일 특근까지 추진 중이다.

현대차 인기모델 팰리세이드(내수)와 신형 아반떼, 그랜저(충남 아산공장) 등은 국내시장 판매 호조로 주문이 쌓여 휴일 특근을 추진 중이다.

나아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신차 GV80에 이어 주력 모델인 G80 내수 주문이 크게 밀려 6개월 안팎의 대기기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수출물량 감산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및 내수 고급차 시장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물량 조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출모델과 내수 비인기 차종의 생산을 줄이되, 상대적으로 마진이 크고 주문이 밀린 내수 고급차 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기도 하다.

예컨대 월 4000대 생산이 가능한 제네시스 GV80은 현재 계약물량만 2만4000대에 달한다. 지금 계약해도 6개월 안에 차를 받기 어렵다.

현재 제네시스 GV80은 현대차 수출형 팰리세이드와 함께 울산 2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팰리세이드 수출물량을 줄이되 현재 내수에만 팔리는 제네시스 GV80 생산은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1월 브랜드 최초의 SUV로 등장한 GV80.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함께 울산2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현대차는 수출형 팰리세이드 생산을 줄이는 반면 제네시스 GV80 생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내수 고급차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한 체급 낮은 GV70이 힘을 보탤 계획이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지난 1월 브랜드 최초의 SUV로 등장한 GV80.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함께 울산2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현대차는 수출형 팰리세이드 생산을 줄이는 반면 제네시스 GV80 생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내수 고급차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한 체급 낮은 GV70이 힘을 보탤 계획이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제네시스의 시장 점유율은 점진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3월 현대차 전체 내수판매(7만2180대) 가운데 승용차(세단 SUV) 비중은 72% 수준인 5만1386대였다. 이 가운데 제네시스가 총 6203대 팔리면서 전체 현대차(승용기준) 가운데 12%를 차지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4월에는 현대차 가운데 제네시스 판매 비중이 18% 수준에 달하고, 하반기 소형 SUV인 GV70이 추가되면 점유율은 23~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수입차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물량공급 차질을 빚는 반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신차효과와 내수물량 확대로 맞서며 고급차 시장의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 인기 차종 생산에 집중하는 등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신차효과와 내수물량 확대 효과를 통해 고급차 시장에서도 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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