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홀딩스가 지난 13일 대우조선해양 인수관련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돌연 선언, 인수합병(M&A)이 잇달아 무산되면서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불참 선언이 GS그룹의 신용도에 큰 오점으로 남을 뿐만 아니라 향후 M&A 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GS는 대우조선 인수에 그룹의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GS가 지난해 말 내걸었던 하이마트, 현대오일뱅크를 포함한 인수 계획안 가운데 하나였고, 허창수 회장까지 직접 나서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던 것이다.
특히 허 회장은 지난 8월 "지금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서 반드시 대우조선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독려했지만, 일련의 과정들이 결국 무색해진 것.
그러나 GS의 M&A 불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천정유, 대한통운, 현대오일뱅크, 하이마트 등 GS그룹이 지금까지 도전장을 낸 모든 M&A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GS는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유진그룹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향후 발전계획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했고, 대한통운도 인수 의향서만 제출하고 곧바로 포기해 '분석력' 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인천정유 M&A 당시 GS는 인수 의사를 내비쳤으나 경쟁사인 SK에너지에 넘겨줘야 했다. 현대오일뱅크 인수는 아직 진행형이지만 최대 주주인 IPIC와 현대중공업이 중재를 벌이고 있어 그저 상황을 주시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GS가 M&A가 연이어 무산되면서 일각에서는 '빅딜에 약하다' '결단력이 없다' 등의 오명을 얻고 있다. 또 허창수 회장의 이른바 '재는 경영스타일'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로 이번 대우조선 인수에서도 허 회장은 긴급 임원회의를 갖고 컨소시엄에 참여치 않기로 결정했다. 이사회 권한을 위임 받았던 만큼 임원회의에서 허 회장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됐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측이다. 결국 허 회장의 경영스타일이 번번히 M&A에 실패하는 주요한 요인이라는 것.
허 회장은 LG그룹에서 분사하기 전부터 오랜 기간동안 재무·회계통으로 불리며 재계에서 공격적이기보다는 전통적으로 방어위주의 경영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A 전문가는 "M&A의 경우 재무제표상 가치보다 비싼 가격에 사는 경우도 있다"며 "인수가가 높아 M&A를 하지 않는다면 성장 동력을 마련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