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여부와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규모는 최대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조만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유상증자와 유휴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해 최대 1조5000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해야 한다.
앞서 두 은행이 대한항공에 총 1조41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제2차관도 지난달 29일 항공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정부의 지원과 함께 항공사의 자구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재계에서는 유상증자 방식이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지분을 보통주 기준 29.96%(우선주 포함 29.62%)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면 지분율에 따라 3000억 원가량을 조달해야 한다.
이를 조달하기 위해 한진칼도 유상증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사이의 경영권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재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KCGI(19.36%), 조 전 부사장(6.49%), 반도건설(16.90%) 등 총 42.75%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41.3%)을 웃도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의 유휴자산 매각 작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등을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ㆍ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기내식과 항공정비(MRO) 사업부문 매각 등을 포함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기내식 등 사업부문 매각설에 대해 "결정된 바 없으며 그냥 나오는 얘기들"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이 "대한항공이 그동안 발표되지 않은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향후 많은 자금을 조달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밝히는 등 정부에서는 여전히 추가 자구 노력을 압박하는 모양새라 추가 자산 매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