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길리어드는 적어도 2022년까지 미국 이외 아시아와 유럽, 기타 개발도상국에서 렘데시비르를 생산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방안을 다른 제약업체, 화학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렘데시비르 수요가 폭증할 것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길리어드는 또 개발도상국들에 저렴하게 공급하고자 인도, 파키스탄 제약업체들에 제네릭(복제약)을 판매할 수 있는 장기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것도 모색하고 있다. 유엔 지원을 받는 비영리기구인 의약품특허풀과도 저소득 국가를 대상으로 한 렘데시비르 라이선스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길리어드가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아웃소싱을 허용하면 그만큼 물류 문제가 완화해 글로벌 수요에 맞출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저소득 국가에서 제네릭 판매를 즉시 허용하면 약물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해소하고 공중보건에 크게 이바지하게 된다고 WSJ는 설명했다.
아직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 가격을 책정하지 않았지만 환자의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최대한 적정한 수준에서 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길리어드는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렘데시비르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FDA는 미국 알레르기감염증연구소(NIAID)의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코로나19 환자가 위약을 복용한 다른 환자군보다 빠른 회복 속도를 보였다는 예비 결과가 나오자 이런 조치를 취했다. FDA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는 퇴원까지 평균 11일이 소요돼 그렇지 않은 환자의 15일보다 입원기간이 나흘 단축됐다.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이런 결과가 추가로 입증되면 FDA는 이 약을 완전 승인할 수 있다.
RBC캐피털마켓은 이날 보고서에서 “길리어드는 6~8월에 14만4000명 환자를 치료할 렘데시비르를 생산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는 이 약을 필요로 하는 40만 환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추산했다. 이어 “9월이 돼야 공급이 수요를 쫓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