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무 살이 됐는데 클럽에 가려고요. 홍대에서 클럽 데이 하는 곳은 어딘가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홍대 앞은 불타는 청춘들로 가득 찬다. 일명 클럽 데이가 열리는 날. 한 장의 티켓을 사면 홍대 앞 클럽들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젊음의 열기로 가득한 클럽과 주점에서는 잊힌 존재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일 때도 젊은이들의 거리는 무척이나 가까웠다. 결국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시작됐다. 불타는 청춘들이 코로나19의 불씨를 다시 되살렸다. 젊어서, 건강해서 괜찮다는 안일함이 만든 결과다. 클럽이 뜨거웠던 만큼 다시 전국은 코로나19로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하루 5명 안팎으로 줄었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는 수도권을 넘어 전국에서 2차, 3차 감염자를 만들어내며 20명, 30명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할머니와 아버지와 조카를 코로나19에 감염시켰고 군대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수많은 접촉자를 만들었다. 방역당국이 찾아낸 클럽 관련 확진자는 100명을 넘어섰고, 방문자만 해도 1만 명에 육박한다. 확진자 동선이 많아질수록 진단검사 대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미 클럽에 이어 주점과 노래방 등에서 확진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전날인 12일 하루에만 혹시 하는 마음에 1만5000명이 진단검사를 받았다.
사태가 이렇다 보니 클럽은 공공의 적이 됐다. 가장 먼저 이슈가 됐던 성 소수자에 대한 비난도 날카롭다. ‘이 시국에’, ‘그렇게 놀고 싶었나’ 등 비난의 화살들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의 반응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은 비난의 칼을 잠시 내려두자.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은 방문자들을 검사가 아닌 도피로 이끌 뿐이다. 비난이 이어질수록 방문자들의 거짓말은 늘어나고, 망설임은 커진다. 이들이 숨을수록 지역사회에서 ‘조용한 전파’는 확산한다.
정부가 신용카드 내역을 확인하고, 통신사 기지국을 이잡듯이 뒤지는 것보다 본인 스스로가 나서서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태원발 코로나19의 확산 고비는 이번 주다. 한국이 세계에서 인정받은 방역 모범국으로 남을지는 뜨거운 청춘들의 결자해지(結者解之) 모습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