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사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편의점이 종합 소매 유통 플랫폼으로 뜨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및 온라인 쇼핑몰에서 재난지원금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편의점이 고가제품 및 생활 잡화 등의 소비 채널로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GS리테일에 따르면 16일~17일 매출을 직전 주말(9~10일)과 비교할 때 일상 생필품과 장보기 관련 상품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헤어·바디세정용품 매출은 265.6% 치솟았고, 스포츠용품(골프,캠핑)은 111.7% 올랐다. 반려동물용품(63.6%)과 모바일(휴대폰)용품(62.9%), 완구류(57.8%), 방향·방충용품(54.8%) 매출도 좋았다.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국산돈육 판매는 50.4% 증가했고, 수입우육은 50.1%, 양곡류(상등미 등)는 46.8% 신장했다. 와인도 24.1% 올랐다.
세븐일레븐 역시 추세는 비슷하다.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매출을 전주 같은 요일(5월 6~10일)과 비교한 결과 고가 상품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면도기와 남성화장품은 각각 45.2%, 48.1% 크게 증가했고, 아이스크림도 전체 11.3% 증가했는데 이중 고급 아이스크림(나뚜루, 하겐다즈 등) 매출이 21.6% 증가한 반면, 일반 저가형 아이스크림은 9.9% 증가했다.
주류도 동일한 트렌드를 보였다. 해당 기간 전체 주류 매출은 7.5% 증가했는데 고가 상품인 와인과 양주가 각각 17.2%, 12.8% 오르며 성장을 주도했다. 맥주는 8.3%, 소주·막걸리는 4.1% 늘었다.
이 밖에도 샴푸, 비누, 칫솔 같은 생활용품들도 전체적으로 매출 호조를 보이면서 13.6% 늘었고, 섬유유연제 및 세제 같은 가정용품도 24.0% 증가했다. 기저귀가 17.2% 증가한 것도 이색적인 현상이다. 식료품에선 봉지면 17.3%, 건강식품 15.9%, 간편과일 34.9%, 반찬 9.0% 매출 증가세를 보였고, 냉장식품과 냉동식품도 각각 10.3%, 13.8% 올랐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씨유)의 주말 매출(5월 16~17일)에서는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와인이 23.3%로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고, 편의점 장보기 문화가 확대되면서 과일·채소 14.2%, 식재료 16.0%로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들 상품들은 주로 고가제품과 생필품 등으로 편의점에서는 일상적 수요가 아주 크진 않지만 재난지원금 사용으로 심리적 경제 부담이 줄어든 탓에 소비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재난지원금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편의점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CU는 우선 지자체 재난지원금 소비 활성화를 위해 5월 한 달 간 지역화폐(제로페이, 코나카드) 사용 고객들에게 5%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지역화폐 특별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제로페이 지역사랑상품권 또는 코나카드 지역화폐 이용가능 지역 내에 위치한 CU에서 해당 지역화폐로 상품을 결제하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특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븐일레븐도 정부의 지원재난금 소비 유토를 위해 내달 기획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을 편의점에서 사용이 가능한 만큼 기본적으로 가맹점의 매출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인 식료품 및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주 수요가 이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