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의원들은 지난 3월 의회를 통과한 경기부양패키지법안의 실행 정도를 따져 묻는 데 집중했다.
지난 3월 미 의회는 2조 달러(약 2454조6000억 원) 규모의 경기부양패키지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가운데 5000억 달러가 피해 기업과 지자체를 돕는 데 할당됐다. 미 재무부는 항공산업을 포함해 타격을 입은 산업 직접 지원금으로 460억 달러를 배정하고 나머지 4540억 달러를 연준 대출프로그램의 손실 보전을 위해 재무부 외환안정기금(EFS)에 배정했다.
연준은 재무부 자금을 종잣돈으로 최대 10배 안팎의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회사채·지방채 매입 등 9개 대출 프로그램을 내놨다. 재무부는 4540억 달러 가운데 지금까지 1950억 달러를 연준에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준의 대출 프로그램 중 일부만 가동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연준에 손실 부담 없이 적극적으로 대출하라고 배정한 자금 사용이 더디다면서 대출 프로그램 조건을 완화하라고 두 수장을 압박했다.
이와 관련해 므누신 장관은 “나머지 2590억 달러 자금도 배정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연준이 준비한 대출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손실을 떠 안겠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도 “각종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이 이달 말까지는 실제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수장은 미국 경제가 이르면 3~4분기 회복 국면에 들어서기까지 더욱 암울한 지표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다만 두 수장은 하원을 통과한 3조 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법안에 대해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앞서 파월은 지난주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주최한 온라인 화상 토론에서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더 내놓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오랜 충격에 빠질 것”이라면서 추가적인 지출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파월은 이날도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판단이 힘을 얻고 있다”면서 “우리가 뭔가를 더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러나 므누신은 “미 정부는 올 하반기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추가 구제금융 관련해서는 지켜 보자는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