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소비가 뚝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와 할부금융 등을 이용한 가계의 판매신용 규모가 역대 최대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가계빚 증가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2분기 연속 확대됐다.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가 증가한 탓에 주담대를 중심으로 늘어난 여파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은 1521조7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1%(17조2000억 원) 늘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1.8%(15조3000억 원) 늘어난 858조2000억 원을, 기타대출은 0.3%(1조9000억 원) 증가한 663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판매신용은 6.4%(6조1000억 원) 급감한 89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통계를 분기별로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 등 여신전문기관은 6.4%(6조 원) 줄어든 88조8000억 원을, 백화점과 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는 4.3%(400억 원) 감소한 8000억 원을 보였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매매와 전세거래가 증가하면서 주담대 증가 규모가 1분기임에도 불구하고 늘었다. 반면, 판매신용은 역대 최대규모로 감소했다. 계절적 요인에다, 코로나19로 인한 카드사용액 감소 등 소비부진이 겹친 탓”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득 증가율보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높은 상황은 여전하다. 실제, 2019년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1%, 작년 4분기 기준 순처분가능소득 증가율 추정치는 1.3%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