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도 실업의 물결이 밀려왔다. BNP파리바에 따르면 도시로 이동하지 못하는 이주 노동자들을 고려했을 때 실업자 수는 아마 500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3월 실질 실업률은 12% 수준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에 무려 1억3000만 명의 사람들이 실직하거나 일시 해고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중국이 이런 대규모 실업에 직면한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돈을 벌기 위한 광범위한 분투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큰 정치적 문제가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여전히 14억 인구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기 위한 강한 내부적 압력에 직면해 있다. 특히 시 주석은 전반적인 통치 정당성의 핵심 원천으로 소득 수준을 조준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31일 연설에서 중국이 ‘샤오캉(小康ㆍ전 국민이 안정적이고 풍족한 삶을 누리는 상태) 사회’ 건설을 마무리함에 따라 2020년은 ‘이정표(milestone)’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 1인당 소득을 2010년 대비 두 배로 늘리고, 국내총생산(GDP)도 두 배로 끌어 올리고, 빈곤을 근절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시 주석은 이러한 목표를 “우리 당이 국민과 역사에 한 엄숙한 약속”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경제 성장 둔화,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이미 도전을 받아 왔던 이러한 구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밀려나고 있다. 엄중한 현실은 21일 막을 올리는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경기 악화에 대비하는 가운데, 시진핑 정부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