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중소·중견기업 기술혁신(R&D) 활동에 투자하는 한국성장금융의 ‘기술혁신전문펀드’ 출자사업에 VC(벤처캐피탈)를 비롯한 12곳의 운용사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특히 전통제조업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에 투자를 해온 운용사들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장금융 ‘기술혁신전문펀드 1차(제조업R&D펀드)’ 출자사업에 △마그나인베스트먼트· 킹고투자파트너스 △산은캐피탈·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 △안다자산운용 △엘엑스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키움인베스트먼트 △파트너원인베스트먼트 △포스코기술투자·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하일랜드에쿼티파트너스 △한화자산운용·더터닝포인트 △현대기술투자 등이 지원했다.
기술혁신전문펀드 1차년도 사업은 총 3개 운용사에 900억 원을 출자해 11월말까지 1600억 원 이상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전통 제조업 분야를 중점 투자 대상으로 하되, AI, 5G, 에너지 등 제조업 연관 미래 및 에너지 신산업에도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투자자금은 기업의 R&D 활동에 중점적으로 투자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성장금융은 이번 주 숏리스트를 발표하고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현장실사와 PT(구술심사)를 거쳐 이달 말 최종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특히 해당 펀드 위탁운용사(GP) 선정을 노리는 후보들은 대부분 전통 제조업과 소부장 투자에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 올해 초 한국벤처투자가 공고한 모태펀드 소부장 일반분야 출자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하우스 중 이번 출자에 도전한 곳도 많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성장금융의 이번 기술혁신전문펀드 출자사업에는 전통 제조업과 소부장 분야에 트랙레코드가 쟁쟁하고 오랜 역사를 가진 하우스들이 많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먼저 포스코기술투자·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각각 2020년 모태펀드 1차 정시출자 소부장 일반분야에 지원한 바 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포스코그룹과 연계된 CVC펀드인 ‘포스코 GEM 1호 펀드(506억 원)’와 프로젝트 투자를 위해 만든 ‘2019 피씨씨 소재부품 투자조합(230억 원)’을 통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도 2014년 정책금융공사(현재 산업은행) 소재·부품 펀드의 GP로 선정돼 ‘스마일게이트소재부품 투자펀드 2014-3호(300억 원)’를 만든 바 있다.
원익투자파트너스, 킹고투자파트너스, 현대기술투자도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도전했다. 1997년에 설립된 원익투자파트너스는 오랜 경력과 전통 제조업 투자에 강한 하우스다. 모태펀드 소부장 일반분야 출자사업에 단독으로 제안서를 냈던 킹고투자파트너스는 이번에는 마그나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제안서를 냈다. 마그나인베스트먼트는 지역 펀드, 관광벤처펀드, 문화펀드, 창업초기 펀드, 임팩트 펀드 등 다양한 종류의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하우스로, 지난해에는 모빌리티와 제조업 등에 전문성을 갖춘 운용인력을 확충했다. 현대기술투자는 올초 전자부품연구원(KETI)과 소부장 분야 기업 육성지원을 위한 MOU를 맺기도 했다.
모태펀드 1차 정시출자 소부장 일반분야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코오롱인베스트먼트도 이번 출자사업에 제안서를 냈다. 모태펀드에서 300억 원을 지원받아 500억 원 규모로 ‘코오롱 2020 소재부품장비 투자조합’의 펀드를 올 상반기에 결성할 예정이다. 앞서 이 회사는 2014년 정책금융공사의 소재·부품펀드 GP로 선정돼 결성총액 430억 원 규모의 소재부품 투자펀드 2014-2호도 론칭한 바 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모태펀드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데 이어 성장금융에서도 출자를 받을 수 있을지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밖에도 안다자산운용은 지난해 성장금융의 소부장 기업성장펀드의 사모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바 있으며, 1999년 설립된 키움인베스트먼트도 지난해 청산한 키움성장12호 일자리창출투자조합을 통해 아스트, 듀켐바이오, 켐트로스 등 전통 제조업들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