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 발굴을 위해 통신사 LG유플러스와 손잡는다. 금융사와 통신사 데이터를 결합한 융합데이터를 확보, 한국형 뉴딜의 한 축인 ‘데이터 경제’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에 맞물린 언택트(Untact·비대면) 바람이 디지털 퍼스트(First) 경영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LG유플러스는 양사의 데이터를 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8월 ‘데이터 3법’ 시행을 앞두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로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종산업 간 데이터가 결합되면 보다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단순한 데이터 정보뿐만 아니라 입체적 데이터까지 볼 수 있어 신규 서비스나 고객 맞춤형 전략 구상이 가능해진다. 신한금융은 최근 문을 연 금융데이터 거래소에 은행과 카드사에서 정리한 데이터를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다. 아직 금융 소비나 저축 같은 한정적 데이터뿐이지만, 통신사나 유통사업자와 협업해 상품 가치가 높은 데이터를 내놓을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LG유플러스의 행보는 데이터 거래를 한층 더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은행과 IT 업계에선 데이터 결합을 통해 다양한 신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금융데이터를 활용하면 소득, 지출과 같은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며 “대리점 영업에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특정 지역의 업종별 결제 규모나 소득 수준을 파악하면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금융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지역에서는 아이들 용품을 많이 산다는 데이터가 도출되면 ‘키즈 판촉 캠페인’을 강화할 수 있다. 애완용품이나 동물병원 지출 내역이 많을 경우 ‘IoT 펫 상품’ 판촉에 집중할 수 있다. 금융데이터를 활용해 지역 단위로 마케팅을 차별화할 수 있다. 금융사 정보로 고수익 지역의 데이터를 확보하면 고가 요금제나 관련 상품을 추가로 판매하는 정책을 낼 수도 있다.
금융사도 통신사나 유통업체 데이터를 통해 보다 정교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예컨대 통신업체들이 보유한 가입자 정보를 활용, 10·20대의 트렌드를 알 수 있다. 특정 세대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여력이 생긴다는 의미다. 신한은행은 또 사용자 생활습관(라이프) 데이터에 강점을 갖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빅테크 기업과도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철기 신한은행 빅데이터본부장은 “통신, 포털, 유통 같은 이종산업과의 데이터 결합을 위해 다방면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다른 산업과 결합했을 때 의미 있는 데이터를 확보, 사업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