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주택 매수심리 위축에 몸값이 빠졌던 '톱 50' 대장주 아파트 가격이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3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6월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월 대비 0.56% 올라 113.01을 기록했다.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절세용으로 몸값을 낮춰 나왔던 급매물들이 소진되면서 물건이 다시 귀해지자 가격이 뛰기 시작한 영향이라고 KB부동산 측은 설명했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아파트 단지 중 시가 총액(가구수X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것이다. 각 지역에서 시장 변화에 민감한 값비싼 대장주 아파트가 대거 포함돼 있다. 그만큼 전체 주택시장을 축소해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택시장을 선도하는 50개 아파트 단지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비롯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송파구 잠실 엘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 등 절반 이상이 서울 강남권에 포진해 있다.
다만 이번 수치는 6·17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직전 조사한 것으로 대책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집값은 6·17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진정되기보다 오히려 더 튀어오르는 분위기다. 강남에선 송파구 잠실동을 비롯해 강남구 대치·청담·삼성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직후 한꺼번에 몰린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입) 막차 수요가 빠진 뒤에도 집값이 내려가지 않고 있다. 서울에서 유일한 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희소성'을 이유로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소들의 설명이다. 선도아파트 50개 단지 중 거래허가구역 안에 있는 아파트는 모두 11곳이다.
서울에선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 139.1까지 상승했다. 2018년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이전인 9월 10일(168.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6·17 대책 이후 아파트 매수 문의는 줄었다"면서도 "절세용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후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오히려 매도 호가를 높이고 있어 집값 상승세는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