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딩과 트렌드] 그 시절 동년배 모여라…카세트 MP3부터 고무신까지 '뉴트로 열풍'

입력 2020-08-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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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크라우드 펀딩(Cloud funding).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크라우드 펀딩은 가장 최신의 소비·문화 트렌드를 잘 보여줍니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고자 합니다.

▲텀블벅에서 펀딩 목표 금액의 1840%(약 3680만원)를 달성한 '카세트MP3'는 4GB 저장공간에 최대 10시간 재생이 가능한 MP3이지만 카세트 모양을 가지고 있다. (사진제공=비비티)
▲텀블벅에서 펀딩 목표 금액의 1840%(약 3680만원)를 달성한 '카세트MP3'는 4GB 저장공간에 최대 10시간 재생이 가능한 MP3이지만 카세트 모양을 가지고 있다. (사진제공=비비티)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뉴트로'는 지난해 서울대 소비 트렌드 연구소에서 2019년 대표 소비 트렌드로 꼽혔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뉴트로 열풍은 올해에도 그 인기가 뜨겁다.

▲페나 키보드는 고장난 타자기가 수십만원에 판매되는 것에 처음 영감을 받아 제작하게 됐다고 한다. (사진제공=엘레트론)
▲페나 키보드는 고장난 타자기가 수십만원에 판매되는 것에 처음 영감을 받아 제작하게 됐다고 한다. (사진제공=엘레트론)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가장 주목받는 뉴트로 상품은 클래식한 타자기 디자인을 가진 '페나 키보드'다. 2017년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를 통해 처음 선보인 페나 키보드는 당시 펀딩 한 달 만에 모금액 약 40만 달러(4억7460만 원)를 달성했다.

그 후 미국의 또 다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인디고고', 일본 플랫폼 '마쿠아케'을 거친 뒤 한국 플랫폼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했다. 와디즈에서는 총 6차례의 펀딩을 통해 2억7470만5000원을 모았다. 페나 키보드를 제작한 '일레트론'은 키보드 이후에도 클래식한 감성을 담은 라디오 히터, 토스트기를 계속해서 제작하고 있다.

▲카세트 MP3는 카세트 테이프가 손에 잡히는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터치키를 적용했다. (사진제공=비비티)
▲카세트 MP3는 카세트 테이프가 손에 잡히는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터치키를 적용했다. (사진제공=비비티)

텀블벅에서는 레트로 감성을 담은 카세트 모양의 MP3가 눈에 띈다. 지난달 2일 목표 금액 1840%(3680만8000원)를 달성하며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카세트 MP3는 세운상가 일대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서울시 '세운 메이드'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제품을 제작한 비비티의 변우성 대표는 지난해 여름 중고 프리마켓에서 카세트테이프와 플레이어를 찾다가 제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변 대표는 "카세트와 MP3에 열광하는 밀레니얼과 Z세대를 보고, 테이프 모양에 IT기기를 넣어 골동품이 아닌 ‘살아 숨쉬는 레트로 기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뉴-칼라 고무신'은 기존에 아동용 신발에만 사용하던 PVC 소재를 사용해 편안함을 더 했다. (사진제공=괄호 프로젝트)
▲'뉴-칼라 고무신'은 기존에 아동용 신발에만 사용하던 PVC 소재를 사용해 편안함을 더 했다. (사진제공=괄호 프로젝트)

전자제품만 뉴트로의 감성을 담은 것은 아니다. 40년 된 고무신 제작 공장에서 새로롭게 재탄생한 색색의 고무신도 있다. '뉴-칼라 고무신'은 지난해 7월 첫 펀딩에서 목표 금액의 341%(341만2500원)를 달성하고, 그 이후 두 차례의 펀딩에서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총 257만9600원)했다. 뉴칼라 고무신을 제작한 괄호 프로젝트는 고무신 외에도 화투 등 뉴트로 감성이 담긴 제품을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올가을에는 알루미늄 밥상까지 크라우드 펀딩할 예정이라고 한다.

▲2005년 5월 발매되었던 와와일공구 잡지(왼쪽)와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 진행중인 2020 한정판 와와일공구의 표지다. (사진제공=와와일공구)
▲2005년 5월 발매되었던 와와일공구 잡지(왼쪽)와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 진행중인 2020 한정판 와와일공구의 표지다. (사진제공=와와일공구)

뉴트로 트렌드에서 80~90년대만 소환되는 건 아니다. 90년대생이 향유했던 2000년대 초반 트렌드도 재해석되고 있다. 현재 텀블벅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운 '그때. 그 시절, 와와일공구가 돌아왔습니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펀딩 마감을 4일 남겨둔 11일 현재(오후 2시 기준) 목표 금액의 710%를 넘겨 총금액 1억7761만1000원을 넘었다.

와와일공구는 2001년 3월 창간돼 10년 동안 당시 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잡지다. 텀블벅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때 그 시절 와와 잡지를 추억할 수 있는 한정판을 만나 볼 수 있다. 추억의 심리테스트와 패러디 편선지, 그 시절을 추억하는 'ㄱ나니? 라떼퀴즈'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괄호프로젝트가 제작한 '조약돌 화투'의 영화 에디션이다. 어린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영화 장면들의 일러스트가 담겨있다. (사진제공=괄호 프로젝트)
▲괄호프로젝트가 제작한 '조약돌 화투'의 영화 에디션이다. 어린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영화 장면들의 일러스트가 담겨있다. (사진제공=괄호 프로젝트)

뉴트로 트렌드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옛 트렌드를 소환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추억과 감성, 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싶다.

비비티 변 대표는 "요즘 세상은 속도가 너무 빨라 피로하게 한다"며 "레트로 음향기기 회사로써 효율보다는 ‘오프라인 낭만’을 담고 싶다"라고 전했다. 현재 비비티는 텀블벅 펀딩 이후 모 대기업과도 협업하며, 여러 뮤지션과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뉴-칼라 고무신을 제작한 '괄호프로젝트'의 최은정 디렉터는 "트렌드를 무작정 쫓기보다 숨겨진 한국의 오래된 공장들과 협업하며 레트로 감성을 갖게 됐다"며 고무신 제작 일화를 전했다. 어렵게 부산의 40년 된 고무신 공장 '우성화학'을 찾아갔지만, 처음 공장에서는 쇠퇴하는 고무신 시장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을 믿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몇 주간의 끈질긴 구애(?) 끝에 어렵게 제품을 제작하게 됐다.

최 씨는 "무작정 그 시대 물건의 아름다움을 쫓기보다 그 시대를 직접 체험했던 세대들과 대화의 시작점을 만들어가는 것이 긍정적인 뉴트로의 방향이 될 것 같다"라며 트렌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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