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0%로 0.25%p 전격 인하했다.
지난달 9일과 27일에 각각 0.25%p와 0.75%p를 인하한 것을 포함해 최근 한 달동안 1.25%p나 인하한 셈이다. 기준금리가 4.0%로 내려온 것은 2006년 2월 이후 2년 9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최근 국내외 증시가 다시 폭락세를 보이고 있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성장률이 3%대로 추락하는 등 실물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물 위기'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더불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무려 1.5%p나 파격적으로 인하하는 등 세계 주요국가의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있는 것에도 적극 동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금리인하 배경에 대해 "최근 내수부진이 심화되고 수출도 둔화되고 있다"며 "금융시장 불안의 영향이 실물경제에 파급되면서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던 수출도 세계경기 위축으로 신장세가 약화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서비스수지 적자도 줄어듦에 따라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시중유동성이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각종 물가지표도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물가관리에 대한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은은 "소비자물가는 국제원자재가격 급락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둔화되었으나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다만 국제원자재가격 하향 안정, 경기 둔화 등으로 상승압력이 줄어드는 데다 원·달러 환율도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결국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실물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불가피하게 금리인하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