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 중인 A씨(28)는 최근 온라인으로 SQL과 파이썬 등 프로그래밍 언어 관련 강의를 듣고 있다. 전공했던 분야와는 영 다르지만, ‘IT 역량’을 중시하는 취업시장 분위기에 발을 맞추고자 강의를 수강하기 시작했다.
A씨는 “얼마 없는 채용 기업 중 대부분이 지원자의 IT 관련 이해도가 높길 바란다”며 “당장의 취업뿐만 아니라 향후 산업 지형 변화에도 대응하려면 IT 관련 지식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추가로 수업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 졸업반인 B씨(24)도 ‘데이터 사이언스 기초반’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B씨는 “컴퓨터를 통해 데이터 활용 능력을 키우고 전공(사회학)과도 연결하고자 해 강의를 듣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개발자를 포함한 IT 인력 채용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수업을 수강해 커리어를 키우려는 취업준비생(취준생) 등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온라인으로 관련 강의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도 다양한 교육 과정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9일 IT 인재양성 스타트업 ‘코드스테이츠’에 따르면 올 상반기 취업 연계 심화 코스에 지원한 사람은 총 1500명이다. 전년 대비 7.5배가량 늘어난 인원이다.
취준생들이 집중하는 분야도 ‘개발’에 한정되는 대신 다양해지고 있다. 코드스테이츠는 7~8월 두 달 간 데이터사이언스, 프로덕트매니지먼트,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세 개 분야에서 신규 코스가 개설됐고 여기에 1250명에 달하는 지원자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 현업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과 체계적 교육을 받는 ‘부트캠프’ 과정에 최종 합류한 인원은 98명에 달한다.
‘커리어’ 클래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클래스101 관계자는 “코딩·웹개발 등 전문적인 직무 관련 클래스가 꽤 인기가 좋고 클래스 오픈 요청도 많다”며 “아무래도 오프라인 교육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교육이 늘고 있어, 커리어 쪽 클래스들에 대한 수강이 최근 3개월 간 전체적으로 꾸준히 상승 중”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이 채용문을 걸어잠근 가운데, 디지털 관련 직무에선 채용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인크루트가 53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0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트렌드’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데이터 등 ‘디지털 직무’ 채용을 예년보다 확대하기로 한 곳은 36.8%에 달했다.
실제 네이버는 오는 18일까지 소프트웨어 개발 직군 신입사원 공개채용 서류접수를 받고 있다. 채용 규모도 200명으로 크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들도 개발자 채용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메쉬코리아(부릉), 토스혁신준비법인(토스뱅크) 등이 경력 개발자를 채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강의를 확충할 계획이다. 주어진 클래스101 커리어 리드는 “회사는 원데이 클래스 정도의 가볍게 수강할 수 있는 클래스부터 취업연계가 가능한 심화 코스 과정까지 시대 상황과 트렌드에 맞춰 다양하게 직무 시장 관련 클래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