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총재는 14일 당선 확정 후 기자회견에서 “나쁜 전례를 타파하고 규제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강력한 개혁을 예고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관방장관 시절부터 꾸준히 주장해온 통신요금 인하를 비롯해 중소기업·금융기관 구조조정과 후생노동성 조직 개혁 등이 개혁의 최우선 순위로 꼽힌다.
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정치 공백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아베 신조 총리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내가 바라는 사회는 자조와 공조(公租), 공조(共助), 인연”이라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특히 스가 총재는 “행정의 상하 관계와 기득권 등 나쁜 전례주의를 타파하고 규제 개혁을 진행시키겠다”며 개혁 의지를 다졌다. 길지는 않았지만 총재 선거 과정에서도 구체적인 개혁 대상으로 중소기업 통합과 지방은행 구조조정, 통신요금 인하 등을 꼽았다.
중소기업 통합·재편은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스가가 강하게 밀어붙이는 공약이다. 일본에는 소규모 사업자를 포함해 중소기업이 358만 개 있으며, 전체 기업 구성에서 99.7%를 차지한다. 스가 총재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생산성이 낮으니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중소기업 효율화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허리를 강화하지 않으면 일어설 수 없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 역시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중소기업에 효율화를 재촉해 통합과 재편으로 시장의 판을 다시 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스가 총재는 지방은행 구조조정도 효율화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는 “지방은행은 경영 기반을 강화하고 지역에 공헌해야 한다”며 “재편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지방의 경기 침체가 갈수록 심화하는 데다 장기적인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지방 금융기관의 경영 기반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신문은 스가 총재가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위해 제도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요금 인하는 소비자에게 가장 크게 와닿는 개혁 정책이다. 스가 총재는 토론회에서 “대기업 3사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며 “엄청난 이익을 얻으면서 경쟁은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외국과 비교해 요금 인하의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통신요금 인하는 스가 총재가 2018년부터 추진해왔다. 그는 관방장관으로 있을 당시 “통신요금을 40% 인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 통신업체 라쿠텐의 고위 관계자는 “통신요금 인하가 소비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에 해당하는 후생노동성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조직 개혁에 대한 논의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스가 총재는 “코로나19 대책을 둘러싸고 후생노동성과 지역 보건소가 모두 벽에 부딪혔다”며 “의료자제 조달 등에서 경제산업성과의 연계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된 후 후생노동성을 본질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