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항공사들이 올해 3분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를 감당하지 못했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던 대형항공사들도 버팀목이 돼주던 화물운임의 내림세로 부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물 영업 확대 등 여러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선 하늘길이 끊긴 이상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25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연결기준)는 3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할 전망이다.
예상외의 선방을 거뒀던 전 분기(1102억 원)와 비교했을 때도 66%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001억 원에 머물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2분기(234억 원) 흑자를 달성했지만, 1분기 만에 바로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형항공사들의 상승세가 오래 가지 못한 이유는 화물운임 오름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는 화물 수요보다 공급이 줄어들면서 화물운임이 예년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줄어들자 화물 영업에 주력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자연스럽게 이득을 봤다.
하지만 글로벌 항공사들도 잇달아 화물 영업에 뛰어들자 화물운임은 내림세로 돌아섰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TAC 항공운임지수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기준 지난달 평균 화물운임은 ㎏당 5.5달러이다. 정점을 찍었던 올해 5월(7.73달러)과 비교했을 때 29% 떨어졌다.
여객 사업 의존도가 높은 저비용항공사(LCC)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상장사 4곳은 3분기 합계 영업손실 2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 플라이강원도 적자가 확실시된다.
항공사들은 생존을 위해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는 국토부 허가를 받고 기존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했다. 다른 항공사들보다 더욱 많은 화물을 확보하려는 조치이다.
다른 LCC들도 화물 영업 확대를 위해 여객기 개조를 검토하고 있다.
일부 항공사들은 ‘목적지 착륙 없는 비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선보인 ‘A380 특별 관광 상품’은 일찌감치 완판되기도 했다.
이런 고육책에도 항공사들의 부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항공사들의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제선 수요가 언제 회복될지 미지수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면서 세계 주요 각국은 여전히 입국 제한 조치를 풀지 않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 국제선 하늘길 빗장을 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는 여전한 만큼 여행 수요는 이른 시일에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