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통폐합 질적 성장 추진
해외지점 모바일 뱅킹 리뉴얼 등
비대면 확대·리스크 관리 ‘올인’
황규순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이 밝힌 우리은행의 글로벌 시장 공략법이다. 우리은행은 현지 맞춤형 경영전략을 펼치면서 북미와 유럽은 물론 동남아시아까지 452개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우리은행의 현지 맞춤형 전략이 해외에서 통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진출 국가를 신흥 시장과 선진 시장으로 나눠 국가의 발전도에 맞는 전략을 펴고 있다. 예를 들어 신흥 시장에서는 현지 기업과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로컬 영업을 하고 선진 시장에서는 글로벌 IB와 지상사, 글로벌 기업 등 기업 금융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은 기조로 신규 수익원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황 그룹장은 지난달 24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사업을 할 때 가장 중점에 두는 가치는 최적화”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현지 진출 전 그 국가 상황을 세밀하게 살폈다. 어떤 점이 부족한지, 어떤 점에 집중하면 될지 철저한 사전 계획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황 그룹장은 “신흥 시장은 현지 영업 전문 조직을 강화해 현지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면서 “고객과 수익 기반의 현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선진 시장에 대해서는 “IB 전문 역량을 강화해 우량 신디케이티드론 취급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황 그룹장은 특히 선진 시장에서 “최신 트렌드 대응을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성장이 유망한 지역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업력을 강화하고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이전하거나 통폐합해 글로벌 네트워크의 질적 성장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사업에 있어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목표가 있어야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자산수탁 서비스와 같은 신규 서비스와 플랫폼과 연계한 대출 상품 등 새로운 상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신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나아가 우리은행의 ‘최적화’를 위해 현지 영업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그 나라의 고객도 늘리고 이들의 대출 규모도 점차 키울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은행들이 대면 영업에 직격탄를 맞았다. 전파력이 높은 코로나19 탓에 고객과 얼굴을 맞대고 영업을 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은행이 진출한 일부 영업점에서는 현지 정부가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거나 상업 시설이 영업을 중단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임시 공휴일이 장기화돼 영업 기회가 축소되기도 했다. 거시적으로는 세계 무역량이 감소하면서 교역량 역시 줄어 수출입 영업이 위축돼 왔다. 이렇게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우리은행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비대면 전용 상품을 늘린 것이다.
황 그룹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본격적인 비대면 영업 확대를 대비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에는 국외 지점과 현지 법인의 모바일 뱅킹 리뉴얼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비대면 채널을 통해 신규 고객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베트남 법인에서는 3월 ‘E-moi 예·적금’과 ‘E-moi 파킹통장’을 출시했다. 4월엔 인도 등 8개국 11개의 점포에서 우리은행의 금융 앱인 글로벌 WON 뱅킹의 리뉴얼을 완료했다. 하반기에는 중국과 브라질의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을 발전시켜 고객 중심의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황 그룹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건전성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에 기반한 영업에 힘쓰고 있다”며 “꾸준히 우량기업의 영업 기회를 창출해 영업의 끈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우리은행 본점과 해외 법인 소통의 장애물도 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기민하게 화상 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본점과 해외 법인 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황 그룹장은 “코로나19 위기가 끝난 후에도 예년과 같이 영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영업력을 정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