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7일(현지시간) 스위스 UBS은행과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발간한 ‘억만장자 보고서’를 인용, 7월 말 현재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부가 10조2000억 달러(약 1경1768조76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4월 초 8조 달러에서 약 2조 달러 증가한 것이자, 종전 최고치인 2017년 말 8조9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세계 억만장자 수 역시 2017년보다 31명 늘어나 2189명이 됐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억만장자 재산의 98%를 점유한 2000여 명의 재산을 분석한 결과로, 이들 억만장자 재산 증가의 큰 부분은 테크놀로지와 헬스케어 관련 분야에서 나왔다. 의료보건 분야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올해 50%나 급증했으며, 기술 분야 부호들의 재산 또한 43% 늘어났다. 반면 오락·소재·부동산·금융 분야에선 자산 신장률이 10% 안팎이었다.
특히 최근의 미국 경기 악화와 실업 증대 속에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닷컴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의 자산 증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폭풍이 지나가는 가운데 신세대 기업가는 경제를 디지털화하고 새로운 입김을 불어 넣어 혁명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로 이들이 경제를 회복으로 이끌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또 보고서는 이러한 올해 기술 및 의료보건 분야의 억만장자 재산 급증은 코로나19가 초래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보다 지속적인 트렌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 막시밀리안 쿤켈 UBS 글로벌 패밀리 오피스 부문의 최고투자책임자 (CIO)는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더 많은 부채를 지고, 보다 더 디지털화되며, 세계화는 후퇴할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이 최근 몇 달간의 추세를 강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3조6000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재산은 3조300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억만장자 수는 831명으로 가장 많았다. 4달 동안 221명의 억만장자가 새로 추가됐고, 이 중에서 91%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보고서는 “억만장자들이 올해 3∼6월 코로나19 퇴치 등을 위해 공개적으로 내놓은 기부금은 72억 달러였다”며, 실제 기부금은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