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단에 가입 해도 걱정, 안해도 걱정입니다. 어떤 것이 회사를 위해서 좋은건지 모르겠습니다."
건설업계가 오는 23일로 다가온 대주단 가입을 놓고 갈피를 못잡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대주단에 가입하면 1년간 유동화채권과 대출 만기 연장이라는 '특혜'를 받을 수 있지만 신청 사실이 알려지면 그 자체만으로도 '부실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어 선뜻 가입을 꺼리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주단 가입이 건설사가 자금난 악화에 대한 악소문으로 번질까봐 더욱더 조심스럽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계속 논의 중"이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 역시 "가입 시한이 연장된만큼 다른 건설사들과 보조를 맞춰 가입시기를 조율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주단에서 건설사들의 가입을 계기로 구제 업체와 퇴출 업체를 심사, 시장개편을 촉진시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설사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중견업체 건설사 관계자는 "대주단의 심사가 객곽성을 가질 수 있느냐"고 반문한 뒤 "건설사 전체를 회생시키는 방향에서 운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는 지난 13일 금융기관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대주단협약 개선 및 금융권의 유동성 지원 확대, 브리지론 보증규모 확대 등을 요구했다.
대한건설협회 권홍사 회장은 "금융권의 과도한 담보 및 고금리 요구는 기업의 유동성만 더욱 악화시키는 조치이므로 경제난국 타개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금융권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대주단에 가입할 경우 상위 100개 건설사가 대주단협약 일괄 신청이 가능하도록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야 잘못된 루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장현창 연구위원은 "우량기업들을 살릴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줬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한다"며 "별다른 자구 방안도 없는 건설사도 대주단에 가입만 하면 도움을 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공정한 선별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퇴출 대상인 C등급으로 분류된 업체들은 조기 구조조정 및 자구 방안을 마련, 시행에 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