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거주자가 결혼하는 경우가 자가 거주자보다 65.1% 낮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발표한 '주거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9로 연간 기준 가장 작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낮았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도 지난해 4.7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였다.
한경연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우리나라 인구의 자연감소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노동패널의 가장 최신 자료를 활용해 자가, 전세, 월세 등 거주유형이 결혼이나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세 거주자가 결혼하는 경우는 자가 거주자보다 약 23.4% 낮았다. 특히 월세 거주자의 경우 65.1% 작았다.
거주유형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한 결과 전세에 살면서 첫째 자녀를 출산하는 경우는 자가 거주보다 약 28.9%, 월세의 경우 55.7%가량 낮았다.
다만 한 자녀 가구에서 둘째 자녀 출산에는 거주유형이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의 근로소득이 증가하면 둘째 자녀의 출산 가능성이 유의적으로 증가했다고 한경연 측은 분석했다.
한경연은 주거유형에 따라 결혼율, 출산율이 달라지는 만큼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인구감소 완화라는 측면에서도 부동산 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부동산 규제 정책, 임대차 3법 등이 시행된 이후 현재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0 근방을 기록하면서 전세난이 심해지고 있다"며 "전셋값도 지속해서 오르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는 월세 매물 비중이 전세 매물 비중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월세가 대세라는 말도 있지만 갑작스러운 월세로의 전환은 무주택자의 주거부담을 높이고 앞으로 생산인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거부담을 낮추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