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뷰티 시장 양대산맥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3분기 희비가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은 뷰티 시장의 불황에도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의 약진에 힘입어 3분기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과 코로나19로 내수 부진으로 지지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매출액 1조2086억 원 영업이익 61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3% 줄었고, 영업이익은 49% 줄며 반토막이 났다.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은 그야말로 내우외환 형국이다.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부진했다. 코로나19로 면세, 백화점, 로드숍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 수익성이 악화한데다 해외에서도 럭셔리브랜드가 중국 온라인에서 선전한 것을 제외하면 국내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은 "네이버, 11번가, 무신사, 알리바바 등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성장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 남은 기간 새로운 혁신 상품 출시와 온ㆍ오프라인 시너지 마케팅을 통해 실적 개선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사드 이후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과 내수 침체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앞서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25%, 67% 감소하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LG생건은 거침 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05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국내 10대 그룹 최고경영자 가운데 최장수 CEO인 차석용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LG생활건강은 3분기 매출액 2조706억 원, 영업이익 327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5.4%, 5.1% 증가한 수치로 매출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그리고 음료 부문으로 적절히 분산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뷰티 시장 불황에도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 이 회사의 뷰티 사업은 3분기 매출 1조1438억 원, 영업이익 197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6.7% 줄었다.
그러나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이 선전했다. 생활용품 사업은 3분기 전년 대비 각각 26.8%, 47.9% 증가한 매출 5088억 원, 영업이익 668억 원을 기록했다.
음료 사업도 매출 4180억 원, 영업이익 63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15.1%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 ‘몬스터에너지’, ‘씨그램’ 등 주요 브랜드의 제품 라인업 강화와 온라인 및 배달채널을 통해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