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업-금융권, 경제위기 타개책 '엇박자'

입력 2008-11-20 09:04 수정 2008-11-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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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은행들에게 기업의 유동성 지원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은행들은 '내코가 석자' 라며 기업대출에 소극적이어서 목마른 기업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내세운 '747'공약은 성장률과 일자리는 반토막으로, 1인당 국민소득도 다시 1만달러시대로 회귀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보이며 공염불이 됐다.

시장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진 가운데 정부는 난국 타개를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들의 자금난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시중은행들의 긴급 구조신호에 1000억달러라는 대외채무 지급보증을 서주기로 했고 한국은행은 은행들의 채권을 매입하기로 했다.

은행의 유동성이 원할해지면 기업들에 대한 대출자금을 풀어 줄 것이란 게 정부의 구상이었다. '도덕적 해이'니 '특혜 지원'이니 하는 질타속에서도 정부는 은행들과 양해각서(MOU)를 맺어 기업들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회의 동의를 얻어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자본주의 특성상 시장 개입의 한계 상황속에서도 은행을 포함한 범금융권 대표들을 차례로 만나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며 미진할 경우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전달했지만 현실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수 조원의 돈을 풀고 금리를 내려도 부실대출로 인한 연체율 증가, 생존과 직결되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 하락과 위험자산 급증으로 건전성을 위협 받는 은행들은 대출 창구를 틀어막고 있어 정부정책은 겉돌고 있다.

또한 은행은 지급보증의 대가로 정부가 경영에 간섭하려는 것도 못 마땅하다는 눈치다.

결국 은행은 '옥석'을 가려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기업들은 은행이 '옥'마저 버리려 한다며 맞서고 있고 양측의 평행선은 좀 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기업이 망하면 은행도 망한다는 사실이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흑자도산하는 기업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이 유동성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실효성 없는 대책을 남발하기 보다 은행이 기업들에게 자발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조성해 주는 역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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