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연내 재가동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NCC는 나프타를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열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기초원료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18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달 5일 여수 NCC 조정실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중단된 생산설비의 가동을 연내 재가동하기 위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내부적으로 재가동 기한을 이달 25일로 잡고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가 난 곳이 콘트롤룸(조정실 Rack Room)이어서 비교적 쉽게 재가동이 가능하다"면서 "비유를 하자면 리모컨이 고장 났을 때 리모컨만 교체하면 되는 것처럼 주요 콘트롤룸 외에 설비에 보조 콘트롤룸이 있어서 그쪽으로 작업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날짜 기한에 관해선 확인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가동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변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올해 3월 폭발사고로 가동이 멈춘 충남 서산의 대산공장 NCC를 재가동하기 위한 인허가 작업에 착수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가스안전공사, 한국전력공사, 고용노동부 등 관련 기관과 대산공장 NCC를 가동하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인허가 작업이 설비를 재가동하기 위한 사전 절차인 만큼 내달 정상복구를 목표로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2월 중순이면 롯데케미칼이 대산 NCC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연내 다시 NCC 가동을 한다면 최근 석유화학 시황이 강세를 보이는 만큼 큰 폭의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석유화학 산업은 NCC 중심의 호조가 전망된다. 저유가에 따라 NCC의 수익성이 복원됐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전 수준으로 경기 반등에 성공한 중국을 중심으로 재고 확충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19에 따른 수요 감소로 유가가 하락하며 납사 원료가 다시 싸졌다"며 "내년에도 NCC의 원가 우위는 지속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실적 역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화학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1%에 달했으며, 업계에선 경기 회복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추가적인 영업이익률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석유화학 사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5조 원,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나, 내년에는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증권 기준 석유화학 사업부의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9조 원, 2조1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대산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영업이익이 4300억 원가량에 그칠 것으로 보이나 내년엔 이보다 4배가량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산공장 재가동과 에틸렌 등 석화 제품의 상승 사이클 진입으로 내년도 예상 영업이익 규모는 1조7000억 원"이라며 "특히 대산공장에서만 3700억 원의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