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애로사항 중 환율 2년7개월만 처음으로 5위내 등극
수출이 끌고 내수가 밀어 주면서 기업 심리와 기업과 소비자를 아우르는 경제심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제조업은 기업규모나 수출·내수기업 할것 없이 모두 장기평균치를 넘어섰다.
대내외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는 반면, 백신개발 기대감도 크다. 불확실성이 커 향후 추이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6포인트 오른 85로 2012년 4월(86) 이후 8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제조업 업황실적 BSI도 4포인트 상승한 73을 기록해 코로나19 발발 직전인 1월(73) 이후 가장 높았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한다.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2003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인 80전후를 암묵적 기준치로 보고 있다. 실제 제조업과 비제조업 장기평균치는 각각 79와 75를 기록 중이다.
업종별로 보면 가전제품 및 전기자재 수요 증가로 전기장비가 12포인트, 반도체 관련 수출증가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10포인트씩 급등했다. 자동차 역시 9포인트 올랐다. 현대·기아차에서 잇따라 신차를 출시하면서 부품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주회복에 건설업은 9포인트 올랐고,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요증가와 신작 게임 출시로 정보통신업은 8포인트 상승했다. 연말시즌을 앞두고 물류에 숨통이 트이고 있는 도소매업도 3포인트 올랐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87)과 중소기업(82)은 각각 6포인트씩 올랐다. 대기업은 2017년 12월(87) 이후, 중기는 2012년 4월(83) 이후 각각 최고치다. 기업형태별로 보면 수출기업은 11포인트 급등한 93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7월(94) 이후 최고치며, 2013년 3월(+11p)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내수기업도 2포인트 오른 79로 2017년 4월(81)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12월 업황전망BSI를 보면 전산업은 4포인트 오른 76으로 7개월째 올랐다. 2월(76) 이후 최고치다. 제조업은 5포인트 상승한 81을, 비제조업은 3포인트 올라 72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18년 5월(81)과 올 2월(74) 이후 최고치다.
12월 업황전망을 업종별로 보면 전기장비(+15p)와 정보통신업(+13p), 자동차(+12p), 건설업(+8p), 전자·영상·통신장비(+4p)가 각각 실적 상승과 같은 이유로 올랐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수출이 워낙 좋다보니 제조업이 좋은 모습이다. 비제조업도 정상수준까진 아니나 회복세”라며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봉쇄조치가 이어지고 있어 업황이 다시 나빠질 가능성은 있다. 다만 백신 개발소식도 전해지고 있고, 예전만큼 경기가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불확실성이 크지만 개선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의 경우 불확실한 경제상황(24.7%)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내수부진(15.4%), 수출부진(12.5%), 환율(7.7%) 순이었다. 환율이 경영애로사항 5위 안에 든 적은 2018년 3월(8.8%) 이후 처음이다. 이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까지 떨어지며 2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업체는 2795개였다. 조사기간은 이달 10일부터 17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