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니콜라는 전 거래일 보다 14.89% 하락한 17.3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4거래일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니콜라의 수소차 기술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지면서다.
이에 따라 니콜라 지분을 보유한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공개(IPO)에 변수가 생기게 됐다. 니콜라의 지분 가치가 낮아지면 한화종합화학도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워서다. 만약, 니콜라 투자가 ‘실패’로 결론이 나면 경영 판단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현재 니콜라는 미국 금융당국(증권거래위원회·SEC)과 법무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각각 5000만 달러씩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3%를 확보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수소 에너지 분야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방점을 찍고, 니콜라와 협업 가능성을 강조해왔다.
이에 힘입어 한화그룹은 오는 2021년 한화종합화학 IPO를 준비해왔다. 한화종합화학의 성공적인 상장은 한화 그룹 3세 경영 승계와 맞물려있어서다.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형제(김동관·김동원·김동선)가 보유한 비상장사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종합화학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자회사의 가치가 높아지면 승계 핵심 기업인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도 높아지는 구조다. 금융투자업계는 세 아들이 에이치솔루션을 이용해 번 자금으로 한화 지분을 매입하거나, 한화와 지분 교환을 통해 지배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니콜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니콜라 투자 지분 가치는 상장일 기준 9416억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12월 1일 기준 4200억원 수준으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장부상 가치도 폭락했다.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 6월 말 8700억 원이던 지분가치는 9월 말 기준 26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니콜라 주가가 크게 올랐을 때는 한화종합화학의 상장 기업가치가 최대 5조 원 수준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로서는 당시 가치를 모두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니콜라와의 협업 가능성이 기업의 성장성 중에 하나였는데 이 부분이 얼만큼의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종합화학의 IPO를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사실 물러설 수도 없는 입장이다. 지난 2015년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한화종합화학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해 삼성물산과 삼성SDI 등이 지분 24.1%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대신 2021년까지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고 삼성그룹의 엑시트를 돕기로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니콜라의 수소차 사업이 ‘사기’로 결론이 나면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 기업의 가치는 지금보다 크게 떨어질 것”이라면서 “이 경우 두 회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가치가 하락하고, 3세 경영 승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