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업체들에 이어 이동통신업체들도 현금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음이 본지 취재 결과 밝혀졌다.
27일 기자가 찾아간 서울 영등포 소재 한 휴대폰 판매점.
이곳에서는 KTF 휴대폰을 24개월 약정 가입했을 때 고객들에게 최대 10만원을 통장으로 입금시켜 주고 있었다.
매장 직원은 “월 요금제가 비싸고 약정기간이 길며 단말기 가격이 비쌀수록 현금을 더 많이 돌려준다"며 신규 가입을 부추겼다.
이 직원은 이어 "KTF 뷰티폰을 월 5만5000원, 24개월 약정 가입으로 구입할 경우 단말기 가격을 50만원 가량 할인해주고 4개월째가 되면 6만원을 고객통장으로 입금시켜 준다"고 말했다.
또다른 매장의 한 직원은 "KTF 디스코폰을 같은 조건으로 구입할 시 단말기 가격을 55만원 할인해주며 통장으로 10만원을 입금시켜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같은 지역에 있는 KTF 대리점 직원은 "고객들이 월 5만5000원 요금제로 24개월 약정가입하면 디스코폰 가격은 52만원을, 요금제에서 매달 1만1000원을 할인해준다"며 "일부 판매점들이 24개월간 지급되는 1만1000원 추가 할인을 없애고 이를 현금으로 지급, 당장의 고객을 유치하려는 행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당장 현금을 받는다는 장점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고객에게 손해다. 정상가입시 24개월간 1만1000원씩 26만4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지만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런 현금 마케팅은 불법이다. 또 휴대폰 구입 후 약속했던 현금 지급이 이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현금 마케팅을 하는 판매점에서 휴대폰을 구입했다는 시민 박용현(30)씨는 "살 때는 많은 혜택을 입고 있는 것으로 착각해 기분이 좋았지만 4개월 뒤 통장 입금시켜주겠다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수차례 전화를 한 끝에 겨우 돌려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KTF 관계자는 "다수의 판매점들은 본사와 정식 계약을 맺고 있지 않다“며 ”불법적으로 행해지는 마케팅을 일일이 관리, 감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객들이 판매점을 통한 휴대폰 구입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판매점과 계약한 대리점에 관리 감독 강화를 요청할 수는 있다”는 뻔한(?) 말로 전화를 끊었다.
시민 임지순씨(40)는 “가입자 정보 유출과 출혈 마케팅으로 비난을 받아온 통신업체들이 제재를 받은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행태를 벌이는지 모르겠다”며 “고객이 요금제도의 장단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통신회사 측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