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층 경쟁 치열…마이크론 ‘176단 3D’ㆍSK하이닉스 ‘176단 4D’ 낸드 개발
삼성전자, ‘더블스택’ 적용 170단 이상 개발 한창
낸드플래시 가격 내림세가 주춤해지면서 내년 낸드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초격차 적층 기술을 구현하며,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10월 3.45% 하락했던 낸드 고정거래가격은 11월 보합세로 마감했다.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고정거래가격은 10월과 같이 4.20달러를 기록했고, 나머지 낸드플래시 제품도 10월과 같은 가격을 기록했다.
완제품 수요 증가로 낸드 출하량은 늘었지만, 서버 업체들의 수요 둔화로 낸드 계약가격은 대부분 내림세를 기록해 왔다. 내년부터 공급과잉이 해소되면서 낸드 가격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황 개선 기대감과 함께 반도체 기업들의 적층 기술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적층 단수가 높을수록 더 낮은 가격으로 고용량의 낸드를 생산해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포문을 먼저 연 것은 미국 마이크론이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176단 낸드 양산품을 고객사에 납품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176단 제품의 면적은 기존 주력 제품인 96단 낸드플래시보다 30% 줄었고, 데이터 처리(읽기·쓰기) 속도는 35% 이상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12월 들어선 SK하이닉스가 업계 최고층인 176단 4D 낸드를 개발 완료하고,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중반 최대 읽기 속도 약 70%, 최대 쓰기 속도 약 35%가 향상된 모바일 솔루션 제품을 시작으로 소비자용 SSD와 기업용 SSD를 차례로 출시하는 등 응용처별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종전 128단을 넘어서는 7세대 V낸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차세대 낸드에 ‘더블 스택’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회로에 전류가 흐를 수 있게 두 번에 나눠 구멍을 뚫는 방식이다. 현재 6세대 V낸드는 ‘싱글 스택’ 기술로 128단을 적층하는데, 더블 스택 기술을 적용할 경우 단순 계산해 256단 적층까지 가능하다. 업계는 삼성이 176단 또는 192단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한진만 전무는 최근 열린 ‘삼성전자 투자자 포럼 2020’에서 “실제 적층 단수는 소비자 수요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내부 전략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얼마나 쌓을 수 있냐’가 아니라 ‘현시점에서 시장에 최적화된 단수가 무엇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점유율 31.4%)와 SK하이닉스(11.7%)가 각각 매출 점유율 1위와 4위를 차지하며 전체 글로벌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2020년 4318억GB인 낸드플래시 시장이 2024년에는 1조3662억GB로 확대되어 연평균 33.4%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고적층 낸드플래시 개발 및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글로벌 선두 낸드 업체들의 초격차 기술 경쟁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